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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물결 (2015) Blossom 평점 8.1/10
흔들리는 물결 포스터
흔들리는 물결 (2015) Blossom 평점 8.1/10
장르|나라
드라마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6.10.27 개봉
101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감독) 김진도
주연
(주연) 심희섭, 고원희
누적관객

어린 시절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연우는 그 트라우마로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간다. 어느 날 그가 일하고 있는 병원에 간호사 원희가 오고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처음으로 타인과 마음을 나누게 된 연우. 그러나 그에게 먼저 다가가 마음을 열게 한 원희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

생의 끝에서 시작된 우리,
마침내 우리의 시간이 움직였다.

나에게, 너에게, 우리가 쓰는 편지


<흔들리는 물결>의 김진도 감독이
연우와 원희에게 쓰는 편지

연우에게 쓰는 편지
_의미를 찾는 남자


연우야 잘 지내고 있니? 병원은 잘 다니고? 나는 뭐 늘 그렇듯 좌절모드로 지낸다. 시나리오가 너무 안 풀려서 답답해 죽을 지경이야. 하지만 뭐 어쩌겠어. 잘 되면 그게 이상한 거지.

사실 너한테 어떤 내용의 편지를 쓸까 고민을 많이 했어. 너는 누구한테도 니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니까. 그래도 나는 너의 일상이 여전히 궁금해. 술은 이제 완전히 끊었는지, 밤에 잠은 잘 자는지, 직장 사람들과는 잘 지내는지, 주말에 시간을 보낼 취미 생활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지 등등. 그 중에서도 니가 끊임없이 해왔던 질문에 대해 대답을 찾았는지가 제일 궁금해.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그 질문 말이야.

참 어려운 질문이지. 누구도 선뜻 대답하지 못할 그런 질문. 왜냐고? 그런 질문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니가 던지는 질문이 무엇보다 인간적이고 가치가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우리는 언젠가부터 그런 질문으로부터 멀어진 삶을 살고 있으니까. 마치 자동으로 돌아가는 자동인형처럼.

나는 그런 질문을 던지는 니가 안쓰럽고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끝까지 묻고 또 묻고 또 찾았으면 좋겠어. 물론 마지막까지 파랑새를 보지 못할 수도 있지. 하지만 그 과정은 무엇보다 깊은 의미를 가져다 줄 거라고 생각해. 왜냐하면 너는 누구보다도 진지하게 의미를 찾고자 했으니까.

시간은 참 무심하게도 흐르는 것 같다. 손에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가끔은 야속하다는 생각마저 들어. 하지만 그 시간들이 동시에 우리를 살게 하는 근원이라고 생각하면 고맙기도 해. 만약 시간이 없었다면 의미있게 존재하는 건 아무것도 없었을테니까.

아무튼 너를 만나 반가웠어. 너는 나에게 많은 고민과 질문을 던져준 사람이야. 그것 자체로 내 삶에 의미를 가져다 주었던 거지. 그러니까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축복일테니까 말이야.


원희에게 쓰는 편지
_기적을 찾는 여자


원희야 잘 지내고 있니? 거긴 어때? 거기에도 찌든 듯한 더위와 야수 같은 폭우와 진드기 같은 열대야가 있니? 아님 아무것도 없어? 참 궁금하다. 니가 있는 곳에 가는 비행기라도 있으면 표라도 끊을텐데, 그게 없으니까 이렇게 묻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구나.

나는 니가 지금 여기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느꼈는지 궁금해. 너는 늘 외로웠잖아. 그늘이 되어줄 부모님도 없이 어렸을 때부터 혼자 지내야만 했으니까. 니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가 아마 만만치는 않았을 거야. 그래도 너는 씩씩한 사람이니까 행복을 찾고자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지. 언젠가는 이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거란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 그리고 기적이 찾아와 줄 거란 믿음도 굳건히 지켜냈어.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으니까.

나는 니가 찾던 기적이 단순한 목숨의 연장이 아니라 생의 연장이었다고 생각해. 왜 그런 일 많잖아? 가끔은 한계가 분명한 시간 속에 사는 인간이 그것을 뛰어넘는 기적의 순간들을 만들어내는 사건들 말이야. 예를 들면 화염 속에 갇힌 아이를 구하기 위해 불 속으로 뛰어드는 엄마의 무모한 행위 같은 것들. 나는 니가 그런 기적의 감정을 느꼈을거라 생각해. 아니다. 어쩌면 너는 지금 이렇게 대답할 수도 있을 것 같애. 기적이란 그런 대단한 사건들만이 아닌 매일 매일의 삶 그 자체라고.

가끔 나는 너의 의젓함과 단단한 마음가짐이 아플때가 있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은 성숙해보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운 사람들일 때가 많거든. 아무튼 나는 끝까지 니 삶을 성숙하게 이끌어간 너의 태도를 존중한다. 그리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 그러니 이제는 좀 편히 쉬어도 될 것 같다. 그 동안 애썼으니 이제는 편해도 될 것 같아. 원희야 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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