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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판타지아 (2014) A Midsummer's Fantasia 평점 7.3/10
한여름의 판타지아 포스터
한여름의 판타지아 (2014) A Midsummer's Fantasia 평점 7.3/10
장르|나라
드라마
한국, 일본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5.06.11 개봉
97분, 전체관람가
감독
(감독) 장건재
주연
(주연) 김새벽, 이와세 료, 임형국
누적관객

“이 마을의 옛날 이야기, 아무거나 좋아요”
영화감독 ‘태훈’은 새 영화를 찍기 위해 일본의 지방 소도시인 나라현 고조시를 방문한다. 조감독 ‘미정’과 함께 쇠락해가는 마을 곳곳을 누비며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기억을 답한다. 떠나기 전날 밤, 이상한 꿈에서 깨어난 ‘태훈’은 이제 막 불꽃놀이가 시작된 밤하늘을 조용히 올려다보는데…

“오늘 밤, 불꽃놀이 축제에 같이 갈래요?”
한국에서 혼자 여행 온 ‘혜정’은 역전 안내소에서 아버지의 고향, 고조시에 정착해 감을 재배하며 사는 청년 ‘유스케’를 우연히 만난다. 가이드를 자처한 그와 함께 걸으며 길 위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 어느새 해가 지고 별이 뜨는 밤, ‘유스케’는 자신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고백하는데…

[ PROLOGUE. ]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제목이 말해주듯, 작은 순간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한여름 어느 날을 그리고 있습니다. 각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기억, 장소가 간직한 추억은 물리적인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절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이는 이웃 국가인 한국과 일본이 과거, 현재, 미래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힌트를 준다고도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각자 이 영화를 통해 어디에서 왔으며,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앞으로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공동 프로듀서, 가와세 나오미




PART. 1-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write by장건재
나의 진짜 여행은 영화를 만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말은 순서를 바꾸어도 내게 같은 의미다.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일은 결국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이다. 모든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고, 길을 잃어버리고 찾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있다. 언제나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배운다. 헤어질 때가 되면 언젠가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안다. 분명한 건 이 길에서 멈추지 않아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글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방문했던 일본의 지방 소도시 ‘고조’와 내가 만났던 사람들에게 띄우는 안부 인사다.


야마모토 씨
그는 고조 시청 홍보과에서 일했고 적당한 촬영장소를 물색하고 있던 우리를 여러 곳으로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함께 점심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불현듯 자신의 지난 연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사람의 아픈 상처를 보듬기 위해 시작된 조언, 그리고 예기치 않게 시작된 연애. 그 연애는 꺼져가는 촛불처럼 희미하게, 하지만 아픔을 남기면서 끝이 났다. 그는 체념하듯이 말했다. 나는 그날 돌아보았던 어떤 장소보다도 그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외로운 듯이 서성이는 발걸음, 기린처럼 천천히 고개를 떨궜다가 먼 산을 바라보던 그가 생각난다.

야마모토 씨, 뙤약볕의 강변에서 벌겋게 얼굴이 달아올라 축제를 준비하던 얼굴이 생각납니다.
건강 잃지 마시고 쉬엄쉬엄하세요.


주리 여사
그녀의 이름은 주리. ‘주리 카페’를 운영한다. 그곳은 장소 헌팅을 다니다가 잠시 쉬러 들어간 카페였다. 바에 혼자 앉아 있던 택시기사는 30년 넘게 매일 같이 이곳에 모닝 세트를 먹으러 온다고 했다. 그가 고등학교 때 주리 여사는 마돈나와 같은 존재였다고. 그녀는 하루에 몇 시간만 가게 문을 열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없지만 단골손님을 생각하면 그만 둘 수 없다고 했다. 오로지 몇몇의 손님들을 위해 문을 여는 가게.

나중에 다시 찾아갈테니 꼭 계셔야 해요. 맛있는 냉커피를 다시 먹고 싶습니다.


요네자와 할머니와 노부오 씨
고조에서 차로 한 시간 더 들어가야 하는 시골마을 ‘시노하라’. 비가 많이 오거나 산사태가 나면 들어갈 수 없는 곳. 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갈 수 없는 좁은 길을 따라 한참을 달렸다. 나를 안내한 스태프는 이곳을 ‘한계마을’이라고 했다. 사람이 점점 줄어들어 더 이상 아무도 남아있지 않게 되면 자연히 폐쇄되는 곳. 그곳에 살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에 한 모자(母子)를 만날 수 있었다. 아흔에 가까운 요네자와 할머니와 그의 아들 노부오 씨. 할머니는 평생을 시노하라에 살았고, 노부오 씨는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대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이곳으로 다시 돌아왔다.

“모두가 건강하게, 사이좋게, 아무 나쁜 일도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요네자와 할머니는 그렇게 평화로운 얼굴로 하늘로 가셨다.

네, 알겠습니다. 그곳에서도 행복하셔야 해요.


시노하라 초등학교
폐교가 된지 25년이나 되었지만 교실에서 쓰던 분필까지 그대로 남아있던 곳. 노부오 씨는 제작진을 위해 오랫동안 꼭꼭 닫혀있던 문을 열어주었다. ‘시간이 정지된 것 같다’는 표현은 바로 이곳을 두고 하는 말 같다. 학교 안을 둘러보다가 복도에 걸려 있는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50명 정도의 전교생이 학교 운동장에 서 있는 사진이었다.

나는 노부오 씨에게 물었다. “이 꼬마애 혹시 노부오 씨 아니에요?”


가와세 나오미
나를 이곳 고조로 이끈 장본인이다. 28세에 첫 장편영화 <수자쿠>로 깐느영화제 최연소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영화감독 가와세 나오미. 그리고 나의 프로듀서. 이곳 고조 시는 그녀의 영화 <수자쿠>의 배경이 되었던 마을이기도 하다. 그녀는 평생을 나라현(県)에 살면서 영화를 만들고 가족을 이루어왔다. 어떻게 보면 마을 곳곳이 그녀의 영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세트와도 같다. 길을 걷다 보면 “어? 가와세 상?”하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마을을 향해 뻗어나가다 끊어진 철길 다리 기둥에 ‘이곳이 <수자쿠>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다’라고 적혀있다. 그녀는 여덟 번째 극영화 으로 올해도 역시 깐느를 찾았다.


매직아워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겐 매직아워에 대한 로망이 있다. 해가 지평선 뒤로 넘어가고 어둠이 깔리기 전까지 20여분의 시간. 가장 아름다운 빛을 담을 수 있지만 짧은 시간 때문에 한 두 번 밖에 촬영이 허락되지 않는 순간. 고조의 해질녘 풍경은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웠다.

우리는 종종 넋을 놓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여름의 판타지아>는 일본 나라현 고조 시에서 한국과 일본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한데 모여 만든 영화다. 우리는 고조에서 3주를 머물렀다. 종종 4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졌고 촬영이 끝나면 숙소 마당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서 열을 식혔다. 우리는 서로의 언어를 버리고 눈빛과 몸짓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졌다. 그래서인지 대화의 내용보다는 그들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가 더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다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 그 기억을 그대로 그곳에 묻어두어도 좋을 것 같다.
잘 지내 친구들. 안녕, 고조.




PART. 2 – 흘러가버린 순간들에 대하여

write by 김새벽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었다.

어떻게 이 영화의 이런 배역이 나한테 왔을까?하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미정’과 ‘혜정’역을 연기했던 그 날들을 떠올리면, 앞으로 나에게 또 어떤 캐릭터들이 찾아올까,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촬영하기 일주일 전 쯤 감독님께서 연락이 오셔서 함께 하자고 말씀하셨다.

보내주신 시나리오가 아주 간략했기에 사실 그것만 보고는 어떤 영화를 찍게 될지 알 수가 없었다. 촬영 전 감독님을 딱 네 번 만났는데 애매모호하거나 멋부림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감독님을 믿고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20대 초반, 책으로만 배운 일본어 실력을 가지고 있는 정도였다.

일본에 도착한 첫날 하루 동안 사용한 일본어가 그전까지 살면서 말해본 일본어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았다. 일본 스탭들이 말을 많이 걸어주어서 다행히 일본어가 입에 붙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일본어 실력이 불안했을 텐데도 믿고 데려가준 감독님에게 감사할 정도다.

고조에 있는 동안 배우와 스탭들이 모두 가정집에서 합숙 하듯 함께 지냈다.
매일 같이 밥 먹고, 같이 자고, 얼굴 보고.

그러다 보니 촬영할 때 스탭들이 있는 것도 눈에 안 보일 정도로 편하게 촬영했다. 특히 고조와 나라에서 오신 할머니들은 우리들의 삼시세끼를 담당해주셨는데 음식의 맛이 굉장해서 매일매일 행복했다. 한번은 먼 곳으로 촬영을 가게 되어 도시락을 싸주셨는데 생선 위에 나뭇잎과 라임을 올려 장식을 해주신 정성에 감동 받았다.

고조에서의 촬영은 많은 분들의 자발적인 도움으로 이루어져 더욱 감동적인 순간들이 많았다.

어쭙잖은 일본어로 이것저것 보다 보니 금세 피곤해졌다.
눈에 보이는 일본어를 읽지 못한다면 그냥 단순히 그림으로 볼 텐데.
그래서 자연을 보면 건강해지는 것 같다. 머리 쓸 일 없이 그대로 느끼면 된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가만히 바라볼 수 있다. 시노하라에서는 정말로 그게 가능했다.

할머니 집 마루에 앉아 벽처럼 가득 서 있는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지금도 가끔, 그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나의 파트너 이와세 료.

그는 내가 말도 안되는 일본어로 얘기를 해도 한번에 척척 알아듣는 굉장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고 촬영할 수 있었다. 함께 지내다 보니 너무 친해져서 어느 순간, 몰입하기 위해 거리를 뒀는데 그것마저 눈치채고는 현장에서 나를 배려해줬다.

불꽃놀이 씬을 앞두고 갑자기 비가 내려서 축제 전체가 취소되어 촬영을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감독님은 그런 돌발상황에서도 의자에 앉아 내리는 비를 보면서 굉장히 침착하셨다. 그런 침착함이 모두를 안정시키는 느낌을 받았고, 평소에도 감독님만의 어떤 성향이 현장 전체에 스며서 감독님만의 현장이 완성되는 것 같았다.

장건재 감독님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진짜를 좋아하는 분이다.

먼 곳에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고 관심 있는 것들 안에서 진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었다.

나에게는 이 영화가 지나가는 것들, 흘러가버리는 것들에 관한 기록이라는 의미가 있다.

2013년의 어느 여름, 우리 영화에 참여한 모든 스탭 한 명 한 명의 에너지가 모여있던 고조에서의 3주, 그때의 나만이 할 수 있었던 것들이 담겨있는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나름 거창한 의미가 있지만 영화 자체는 관객에게 크게 강요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일 것이다.

부디, 쉬어가는 마음으로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같이 경험해 주신다면 바랄게 없을 것 같다.




PART. 3 – 두 명의 캐릭터를 정성껏 마주하기

write by 이와세 료

실은, ‘한국 영화니까’ 특별했다고 느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촬영 초반에는 많든 적든 어긋나는 일이 있었을지 모르겠으나 그건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처음으로 함께 작업해서 뭔가를 만들려 할 때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대신, 더 좋은 작품을 완성하려는 의지와 자세는 국가나 관습과는 전혀 관계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특별함' 보다 이런 '보편성'이 내게는 인상적이었다.

1부와 2부의 유스케는 외모나 직업, 하는 행동까지 모두 달랐다. 하지만 나는 굳이 각 캐릭터를 구분 짓지는 않으려 했다.

캐릭터를 바꾸기 보다, 어떠한 상황에 대해 얼마나 유기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지를 신경 썼다. 그런 행동 하나하나를 정성껏 연기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각 캐릭터를 구분 짓는 특징으로 이어질 거라 믿었다.

한국의 스탭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고조는 처음이었다.

현지에 계시는 ‘아주머니 군단’들께서 매일 손이 많이 가는 식사들을 정성껏 만들어 주셨고, 이 식사가 항상 최고로 맛있었다. 정말이지 모든 사람들의 따뜻함에 감동한 순간들이었다.

나의 상대역, 새벽씨와 함께 호흡했던 것은 너무나 내게 자극을 주었고 또 즐거운 경험이었다.
특히 2부에서 그녀의 대사, 표정, 행동 하나하나가 언제나 매우 생생했고 나 역시 그녀의 연기에 마음이 크게 움직여졌다.

우리는 감독님의 연출 아래 서로가 신선한 영향을 주고 받으며 그렇게 한 장면, 한 장면씩 만들어갔다.
장건재 감독님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 혹은 연출 목표를 확실히 갖고 있으면서도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이 매우 유연한 사람이었다.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현장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닐 텐데. 또한 배우로서 제시한 여러 아이디어를 감독님은 기꺼이 받아들여 주었다.

촬영하기 전부터 훌륭한 친구였지만, 생각한 대로 훌륭한 감독이기도 했다.

영화의 모든 장면들이 아직도 마음에 새겨져 있다. 굳이 꼽자면 혜정이 떠나기 전 날 밤, 바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씬이 기억에 남는다.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새벽씨와 많은 시간을 할애해 의논하면서 만들어진 씬이기도 하다.

혜정과 유스케는 다시 만났을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관객 여러분들이 느끼는 그대로, 이 영화를 즐겨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PART. 4 – 이 달을 평생 잊지 못할 거야

write by 임형국

“이 달을 평생 잊지 못할 거야"
라고 내가 말했다는 걸 최근에서야 알았다.
고조는 밤에 뜨는 달이 너무나 크고 선명했다.

오사카 공항에서 거의 2시간을 달려야 도착하는 시골마을이지만 우리의 시골과는 달랐다. 모든 감성의 포커스가 흐려지면서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고조는 내게 버거운 곳이기도 했다. 고조에 있으면 슬프고 외롭고 숙연해졌다.

장건재 감독과는 시사회 등에서 얼굴을 익힌 사이라 많이 낯설지는 않았다. 작품에서 보여준 연출력을 봤을 때 캐스팅을 거절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또한 일본의 시골마을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고조’라는 공간이 주는 소재가 영화적으로 무궁무진 하리라 확신했다.

개인적으로 공간이 주는 무게감, 공간이 건네는 말들이 존재하는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배우는 어떤 시나리오를 받든지 감독을 알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에게만 배우를 섬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한 게 아니라, 배우 또한 감독의 습성이나 말투, 행동거지를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가까이서 장건재 감독이 촬영을 준비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면서 극중 감독 ‘태훈’의 모습을 구축해 나갔다.

‘태훈’ 캐릭터는 친절함과 섬세함, 감독의 허위의식이 없는 깨끗한 모습으로 표현하려 노력했다.

<줄탁동시>에 함께 출연했지만 크게 마주칠 일이 없었던 새벽씨는 이번 작품을 함께 하면서 정말 동생 같고 누나 같고 애인 같은, 그냥 내 사람 같은 존재가 되었다. 나를 잘 따랐으며, 또 잘 이끌어 주기도 한 고마운 친구다.

이와세 료는 와세다 출신의 재원답게 한방에 좌중을 휘어잡는 매력적인 배우였다. 나의 첫 글로벌 친구이자 좋은 파트너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좋은 인연이 많이 생긴 것 같다.
특히 장건재 감독은 잃어버린 배우로서의 자아를 찾게 해준 사람이자, 나의 먼 미래까지 걱정해 주는 매니저이자, 지금의 나를 견디게 해주는 형제이다.

우리 영화가 재미있는지 없는지는 스스로 판단할 수 없다. 이 작품은 나의 자식과도 같으니까.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 영화는 아주, 뜨거운 영화다. 스크린 속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되는 순간, 보는 이들의 가슴도 뜨겁게 터지도록 황홀한 경험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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