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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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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2013) Shuttlecock 평점 7.1/10
셔틀콕 포스터
셔틀콕 (2013) Shuttlecock 평점 7.1/10
장르|나라
미스터리/로맨스/멜로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4.04.24 개봉
101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감독) 이유빈
주연
(주연) 이주승, 공예지, 김태용
누적관객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그럼 우린 남남이야.
재혼한 부모님이 한날 한시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남이나 다름 없는 세 남매-민재와 은호, 은주는 부모님이 남기고 간 사망보험금으로 그럭저럭 지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누나 은주가 남은 전 재산 1억 원을 갖고 사라지면서 위태롭게 이어지던 삼각형의 균형은 깨어지고야 만다.

누나는 정말 우리를 버린 걸까?
잘하는 건 반항 밖에 없는 고등학생 민재는 은주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누나를 꼭 닮은 여자의 모습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을 접하게 되고 망설일 것도 없이 동영상 속 마트를 찾아 고물차를 끌고 길을 나선다. 하지만 반나절 드라이브로 충분할 줄 알았던 민재의 여정은 뒷좌석에 몰래 탄 말썽쟁이 남동생 은호를 발견하게 되면서 예상 경로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마음이, 선을 넘었다.
차에 오줌을 싸고, 매니큐어를 바르고, 집에선 보지 못한 행동을 일삼는 동행 은호와 덜컹거리는 국도에 몸을 맡긴 민재는 이 여정이 ‘내 몫의 유산을 되찾기 위함일 뿐이야’라고 되뇌지만 낯선 길목을 스쳐 지날 때마다 은주를 향한 떳떳하지 못한 감정과 혼란스런 어떤 날의 기억이 조금씩 고개를 든다.
서울에서 당진으로, 서산에서 전주로, 그리고 종착지 남해로 이어지는 짧고도 긴 여정.
이 길의 끝에서 어른을 앞둔 소년 민재와 소년을 앞둔 아이 은호는 과연 누나를 만날 수 있을까?

혼자선 연습도 못하는 첫사랑이 봄의 미열과 함께 시작된다

한국독립영화의 ‘성장’과 ‘첫사랑’에 빠지는 기분
2011년 한국독립영화의 신 르네상스를 선사했던 민용근 감독의 <혜화,동>,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첫 선을 보인 뒤 2011년 봄, 극장가에 의미 있는 성과를 기록한 작품들이다. 이후 다양한 독립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관객들에게 연이어 선보였지만 여전히 대중의 인식 속 독립 영화의 이미지는 ‘어렵고 독하며 거칠고 불편한’ 영화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올 봄,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나란히 선보인 한국독립극영화 수작들이 차례로 관객들의 닫힌 마음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마라케시와 로테르담에 이어 도빌 아시안 영화제까지 연이어 해외영화제 수상 기록을 더해가고 있는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 브졸 국제영화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이용승 감독의 <10분> 그리고<셔틀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공주>와 함께 2관왕에 오르며 넷팩상과 시민 평론가상을 수상한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은 ‘한국독립영화의 소문난 잔치’로 불렸던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유독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쉬운 스토리 전개와 뛰어난 촬영기법으로 두 소년의 대조적인 여정을 표현한 매우 독특한 로드무비”(막스 떼시에 영화평론가/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심사평)라는 평처럼 영화 <셔틀콕>은 독립영화는 ‘어렵고 지루하다’라는 관객들의 편견을 깨는 ‘몰입도 높은 이야기’를 원동력으로 거침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향해 뻗어 나가는 ‘로드 무비’다 ‘재혼한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마지막 남은 유산인 사망보험금 1억원을 들고 사라져버린 누나를 찾아나선 두 형제의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설득력 있는 과정과 깊은 여운을 남기는 마무리로 완성해 낸 <셔틀콕>은 극영화로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친절한 태도’와 ‘진부하지 않은 화법’을 지닌 독립영화로서도 주목할만하다. 한국영화의 깊이와 넓이를 확장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워온 독립영화 진영에서 <셔틀콕>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기로 독립영화 관객층을 한 뼘 넓힐 올 봄의 ‘부드러운 각성’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청춘영화의 ‘보석’들과 ‘눈을 맞추는’짜릿한 경험
<건축학 개론 >의 이제훈, <코리아>의 한예리, <응답하라 1994>의 유연석, <용의자>의 유다인, <전설의 주먹>의 박정민, <왕가네 식구들>의 한주완, <전국노래자랑>의 이초희 그리고 개봉 예정작인 <인간 중독>의 임지연. 최근 몇 년 간 독립영화 진영은 ‘새롭고, 놀라운’ 배우를 발굴하는 옥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위에 언급한 배우들은 다수의 독립 장, 단편 영화를 통해 배우의 기본 덕목인 연기력을 다져온 배우들로 ‘발 연기’ 논란 없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안정적인 이륙을 해낸 배우들이다. 단단한 결심과 성실한 인내의 시간으로 얻어진 이들의 반짝임은 벼락 스타들과는 ‘다른 결’로 작품의 매력과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청춘의 얼굴을 찾는 이들에겐 눈부신 조명과 화려한 무대의상으로 만들어진 아이돌과는 비교할 수 없이 해사한 아우라를 가진 이 배우들의 존재감만큼 빛나는 원석이 없을 것이다. <셔틀콕>의 이주승과 공예지는 포스트 이제훈, 한예리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보석 같은 연기와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의 남자 주인공과 이와이 슈운지 영화의 여자 주인공이 만난 듯 독특한 감성의 앙상블을 선보이는 이 두 배우는 피사체로서는 무결하고 배우로서는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특히 말랑말랑한 로맨스 영화와는 다르게 파산 직전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어찌할 수 없는 감정의 잔재들을 여과 없이 드러내야 하는 <셔틀콕>에서 두 배우는 카메라도, 관객의 시선도 피하지 않는 강렬한 눈빛 연기로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한국청춘영화의 보석들과 눈을 맞추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할 <셔틀콕>은 ‘20대 배우 기근’이라는 기우에 봄비 같은 증거가 될 것이다.


‘이와이 슈운지’의 ‘감성’과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가족’이 만났다
혼자선 ‘연습’도 못하던 ‘첫사랑’의 이야기

그저 예쁘게 그려낸 ‘첫사랑’영화만큼 지루한 텍스트가 또 있을까. 영화는 물론 드라마와 소설, 예능 프로그램까지 한결같이 ‘첫사랑’의 이미지를 소환해 포장하는 시대다. 누구나 간직한 첫사랑의 이야기는 사실 그저 아름다울 리 만무하다. 초조하고 초라하고 만질 수 없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기억. 갑자기 돋아난 수염 같고, 어느 틈에 사라진 뾰루지 같은 첫사랑의 이야기. 영화 <셔틀콕>은 그 첫사랑을 거칠고 담백하게 그리고 풍성한 결로 이야기하는 영화다. <러브 레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4월의 이야기>등을 통해 감성 영화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와이 슈운지의 세계 역시 눈에 보여지는 화사한 순정뿐 만 아니라 이면의 지독한 생채기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산 바 있다. 특히 십대 후반의 달뜬 감정과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첫사랑의 혼란스러운 기억을 또렷한 인상의 영상 언어로 구체화하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셔틀콕>역시 5천 만원이라는 제작비가 무색할 정도로 공들인 촬영과 음악이 인상적인 영화다. 첫사랑의 지독하고 복잡한 감정선이 로드무비의 형식을 빌어 천천히 그 끝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세심하게 조율된 빛의 쓰임과 서두르지 않는 음악의 동행은 이와이 슈운지의 초기작을 보는 듯 어떠한 꾸밈음 없이, 거칠지만 아름답게 영화를 매만지고 있다. 또한 <셔틀콕>이 청춘 로맨스 영화에 국한되지 않고 풍성한 결의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첫사랑’이라는 감정의 기억과 함께 극의 축을 지탱하는 ‘가족’이라 키워드에서 기인한다.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등의 작품을 통해 일본 최고의 거장으로 불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그니쳐 키워드인 ‘가족’은 <셔틀콕>에서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쓰인다. 극의 초반과 마지막을 ‘첫사랑’의 정서가 지배한다면 ‘의붓 형제의 여행길’은 극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의 노선이자 성장 영화의 구조로 역할 한다. 가족의 의미를 조심스럽게, 천천히 묻고 또 물어 결국에는 나의 거울인 가족의 심연을 말갛게 비추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들처럼 <셔틀콕>의 두 형제는 낯설고 외로운 여정에서 조금씩 자라나고 천천히 다가간다. 특히 아역 배우에 대한 섬세한 연기 연출로 과잉 없는 폭발력을 이끌어내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처럼 <셔틀콕>의 캐릭터 ‘은호’는 기능적인 아역이 아닌 트라이앵글의 한 축으로서 또렷하게 제 몫의 파열음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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