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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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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 (2012) Big Good 평점 7.2/10
경복 포스터
경복 (2012) Big Good 평점 7.2/10
장르|나라
드라마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3.07.11 개봉
69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감독) 최시형
주연
(주연) 최시형, 김동환
누적관객

스무 살, 우리가 하고 싶은 건 독립!
방구석 청춘들의 셋방 렌트 프로젝트!

수능이 끝났다. 여행을 떠나며 엄마는 집에 친구들을 부르지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처럼 동환이를 불렀다. 스무 살이 된 우리들은 독립을 하기로 했다. 돈이 없어서 우리집에서 하는 슈퍼 셋방을 팔아서 자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집을 얻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과 집을 팔아서 집을 얻어야 하는 우리들이 만났다. 시나리오 쓰는 형, 뮤지션을 꿈꿨던 형, 대학생 누나 등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어쩐지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동환이가 맘에 들어 한 대학생 누나가 방의 주인이 될 것 같다. 이제 우리도 진짜 독립이다. 동네 형이 알려준 월드와이드웹이 뭔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독립을 하면 월드와이드웹의 첫 발을 떼는 기분일 것 같다.

Back to Back
서로 마주보던 그 때 그 시절,
스무 살, 우리들의 호우시절


<경복>의 두 소년, 형근과 동환도 어느덧 스무 살이 되었다. 친구들은 대학에 가거나 취업을 하거나 사랑을 하며 다들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형근과 동환은 우선 독립을 하기로 한다. 방을 알아보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2평 남짓한 방 밖에는 구할 수가 없는 것 같다. 동환은 형근네 슈퍼 셋방을 팔자고 한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형근도 이내 동의하고 이들은 셋방 렌트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가끔씩 방을 보러 오는 사람들, 슈퍼에 담배를 사러 오는 동네 형을 제외하고는 지금 이 순간, 조그만 방안에는 형근과 동환 뿐이다. 뮤지션을 꿈꾸기 시작한 동환은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고, 형근은 때때로 편지인지 일기인지 알 수 없는, 누구에게 전하는 것인지 모를 글을 쓴다. 처음에는 여행에서 돌아온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며, 동환에게 ‘왜 집을 나간다고 하지?”라고 묻던 형근은 어느 순간 묻지 않고 글을 쓴다. 같이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고, 라면을 먹는 지금 이 순간, 처음으로 독립을 꿈꾸던 형근과 동환은 스무 살이다. 이제 막 어른의 나이에 접어 든 소년들의 호우시절은 그 자체만으로 맑은 울림을 전한다.


ing
현재진행형 성장의 발견,
2013년 새로운 작가의 탄생, 최시형


<다섯은 너무 많아>의 열여섯 가출소년 동규, <구보씨 일보>의 게이 소년 디제이, <은하해방전선>의 일본 아이돌 스타 기무라 레이, <불을 지펴라>의 록을 동경하는 탈북소년 리경록 등 감독 최시형은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얼굴의 배우 유형근으로 영화와 만났다. 자연스러운 연기와 신선한 마스크로 주목 받던 배우 유형근은 ‘詩’와 형근의 ‘형’을 합쳐 최시형으로 첫 독립영화 <경복>을 완성했다. 우연한 기회에 연기를 하게 되었지만 배우가 꿈이었던 적은 없었고, 다만 영화가 좋았다. 단순한 스토리 안에 자신이 살아가는 순간의 시간을 담백하게 담아낸 연출 스타일은 다큐멘터리와 영화의 경계에 서 있는 것 같지만 결코 영화적 색채를 잊지 않는다. 필름과 디지털 현장을 모두 경험한 최시형 감독의 영화는 디지털로 찍되 필름의 질감 또한 떠올리게 하는 아련함이 가득하다. 2013년, <경복>은 최시형 감독의 데뷔작이자 현재진행형 작가의 탄생을 알린다. 최시형 감독이 카메라로 담아 낼 세상은 여전히 넓고 깊고 아름답다.


great
엄청나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출연진
이종필 감독&신이수 감독&허정 감독&한예리 배우


<전국 노래자랑>의 이종필 감독이 촬영과 출연을 겸하고, 배우 한예리가 조감독과 출연을 한 영화가 또 있을까? <경복>은 주인공 ‘형근’을 맡은 최시형 감독과 그의 실제 친구이자 ‘동환’역의 김동환 배우에 이어 눈에 띄는 얼굴들이 곳곳에 보인다. 셋방을 얻으러 오는 사람들과 동네 사람, 이종필, 허정, 한예리, 신이수. 뮤지션을 꿈꾸는 ‘동환’에게 목청 좋은 샤우팅을 선보이는 이종필 감독, 소심한 시나리오작가 지망생으로 보증금을 깎아달라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허정 감독, 대학생 누나로 등장해 ‘동환’의 마음을 휘저어놓는 한예리 배우, 동네 형으로 등장해 휘황찬란한 입담을 선보이며 뉴욕으로 가라고 외치는 신이수 감독까지. 이 모든 출연진들은 최시형 감독의 영화적 동료이자 지지자로서 <경복>의 모든 면을 가득 채운다. 엄청나게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 출연진들의 활약을 보는 것 또한 <경복>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Good Luck to you
클 ‘경’ 복 ‘복’
당신에게 보내고 싶은 <경복>


<경복>의 제목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영화를 보고 나면 ‘설마 이래서 경복인가?’ 라고 한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의미다. 바로 두 소년이 졸업한 경복고등학교의 ‘경복’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영문제목인 BIG GOOD이 의미하는 큰 복의 ‘경복’이다. 청춘은 누구나 한번쯤 가질 법한 행운의 시절이다. 요즘 시대의 청춘들은 낭만을 즐기기에는 너무나 바쁘다. 취업과 학업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반납한다. 조금만 더 노력하고 참고 견디면 미래는 좀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청춘이 너무 아깝다. <경복>의 두 소년, 형근과 동환은 청춘의 첫 발자국을 떼며, 마음껏 울고 웃는다.


only
only ‘형근’
ony ‘동환’


only ‘형근’ (최시형)
동환의 소울메이트 형근. 슈퍼집 아들로 주식과 주거지를 제공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라면과 참치캔, 담배는 무한 제공이 가능하다. 엄마가 여행을 가며 친구들은 절대 부르지 말라고 했지만 언제나처럼 동환을 불러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낸다. 앳된 외모의 애연가이기도 하고 피아노도 즐겨 친다.

only’동환’ (김동환)
형근의 소울메이트 동환. 원래 신부가 되고 싶었는데 집안에 결격사유가 있어 안 된다는 걸 알고 나서 뮤지션으로 방향을 틀었다. 기타를 치고 노래를 한지는 얼마 안되어서 아직 자신은 없지만 노래 부르는 건 즐겁다. 방을 얻으러 오는 사람들이 보증금을 깎아 달라고 할 때면 특유의 냉철한 판단력으로 형근에게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낸다.


one
하나의 공간,
작은 방에서 시작되는 월드와이드웹의 첫 발!


<경복>에서 주 배경이 되는 공간은 단 하나뿐이다. 형근과 동환이 줄곧 머무르는 슈퍼의 셋방. 이들의 행동 반경은 슈퍼와 셋방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 작은방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그들은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날 뿐,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지는 않는다. 둘이 같이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야기하는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임소요>의 불안한 소년들은 은행을 터는 사건을 일으키지만 방구석 청춘, 형근과 동환은 어떠한 사건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던 그들에게 나타난 동네 형은 말한다. “뉴욕으로 가!, 세계화! NY! 월드와이드, 지구촌, 세계화!” 동네 형은 스물 한 살 때 엄마의 도움으로 뉴욕에 갔고, 지금은 경복궁에서 닭꼬치를 팔지만 자신은 부끄럽지 않다고 말한다. 형근과 동환도 곧 떠날 것이다. 월드와이드가 될지 동네와이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어렴풋이 익숙하고 편한 단 하나의 방을 벗어나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누구나 한번쯤 가졌을 그 방은 지금도 누군가의 청춘으로 채워지고 있을 것이다.


day by day
청춘은 날마다 푸르렀다.
소년들은 매일을 함께 보냈고, 곧 떠나갔다.
<키즈리턴> 그리고 <경복>


스무 살을 지나 서른의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청춘을 떠올리게 했던 기타노 다케시의 <키즈리턴>. 고등학교 친구였던 마사루와 신지가 서로 다른 길을 걷다 지난 날의 여느 때처럼 만나 운동장에서 함께 자전거를 타며 다시 한번 희망을 보이는 장면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청춘의 한 컷으로 존재할 것이다. <경복>의 형근과 동환은 그들만큼 격정의 청춘을 보내지는 않지만 2013년, 현재의 청춘들, 그리고 <키즈리턴>을 기억하고, 청춘에 대한 아련함을 간직한 세대들에게 청춘의 푸르른 얼굴로 기억 될 영화이다. 흑백화면 속 형근과 동환의 별 뜻 없는 대화들에 웃음이 나고, 현재의 그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장면들은 전혀 다른 소년들인 그들이 비슷하게 느껴지게 한다. 소년들은 매일을 함께했고, 함께 떠났다. 그들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함께한 청춘은 날마다 푸르렀다고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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