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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탁동시 (2011) Stateless Things 평점 6.6/10
줄탁동시 포스터
줄탁동시 (2011) Stateless Things 평점 6.6/10
장르|나라
드라마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2.03.01 개봉
119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감독) 김경묵
주연
(주연) 이바울, 염현준, 김새벽, 임형국
누적관객
전 세계를 매혹시킨 김경묵 감독 작품

세상 밖을 헤매고, 사람 속을 떠도는…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두 소년의 이야기


닥치는대로 돈벌이에 몰두 중인 탈북 소년 준(이바울). 주유소의 체불 임금을 받으려다 매니저와 크게 몸싸움을 벌이고, 수시로 그 매니저에게 희롱당하던 조선족 소녀 순희(김새벽)와 함께 주유소를 도망친다. 고궁과 남산을 거닐며 둘이 데이트를 즐기는 것도 잠시, 순희 집에 주유소 패거리들이 들이닥친다.

모텔을 전전하며 몸을 파는 게이 소년 현(염현준). 유능한 펀드매니저 성훈(임형국)을 만나 그가 마련해준 고급 오피스텔에서 안정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현은 왠지 모를 허기와 외로움으로 습관처럼 다른 사람을 만나러 다닌다. 그러던 어느 날 성훈의 아내가 현을 찾아온다.

어떻게든 살고자 몸부림치던 두 소년, 결코 잊지 못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데...

Prologue ]

줄탁


저녁 몸속에
새파란 별이 뜬다
회음부에 뜬다
가슴 복판에 배꼽에
뇌 속에서도 뜬다
내가 타죽은
나무가 내 속에서 자란다
나는 죽어서
나무 위에 조각달로 뜬다
사랑이여
탄생의 미묘한 때를
알려다오
껍질 깨고 나가리
박차고 나가
우주가 되리
부활하라.

-김지하




[ Movie Tip ]

줄탁동시(啐啄同時)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닭이 알을 품었다가 달이 차면
알속의 병아리가 안에서 껍질을 깨려고
여리디 여린 부리로 힘을 다해 쪼아댄다.
병아리가 안에서 쪼아댄다는
줄(啐)이라 하고

이때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부리로 알 껍질을 쪼아줌으로써
병아리의 부화를 돕는다.
이렇게 어미 닭이 껍질을 깨뜨려 주는 것을
탁(啄)이라고 한다.

이러한 행위가 동시에 일어나야만 한다.
그리하여 온전한 병아리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안팎의 두 존재의 힘이 함께
작용할 때에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벽암록에서


선가에서는 스승이 제자를 지도하여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것을 말한다.
스승이 제자를 끊임없이 보살펴서 그 근기가 무르익었을 때
깨달음의 길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사제간의 인연이 어느 기회에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을
선가에서는 줄탁동시라고 표현하고 있다.

줄탁동시란
즉 모든 생명은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는 의미로서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은 스승은 깨우침의 계기만 제시할 뿐이고,
나머지는 제자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이다.
깨달음에도 때가 있어 깨달아야 할 때 깨닫지 못하면
헛일이라는 뜻도 들어 있다.




[ Hot Issue ]

전 세계가 주목한 센세이션, 문제적 감독 김경묵의 신작!

스무 살에 만든 데뷔작 <얼굴 없는 것들>로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한 김경묵 감독.
그의 빛나는 재능을 다시 한번 증명해낸 완벽하게 진화한 세 번째 작품 <줄탁동시>.

러닝타임이 64분이며 단 3컷으로 이뤄진 장편영화 <얼굴 없는 것들>이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을 때의 반향은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영화의 소재와 표현의 수위를 놓고 일반관객과 평단 모두에게 찬반양론의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스무 살의 김경묵 감독은 단박에 한국독립영화계는 물론 세계영화계에 문제적 감독으로 떠올랐다. 인터넷에서 몰카 동영상을 보고 느낀 분노, 자신이 원조교제를 해야 했던 시절의 분노, 그리고 사회를 보고 느낀 분노 등등이 몰카의 재현과 셀프 동영상으로 구성된 <얼굴 없는 것들>의 폭력성은 관객들에게 가차없이 투척됐다. 하지만 2006년 밴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 경쟁부문에서 ‘특별언급상’을 수여했으며, 2007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도 공식 초청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두 번째 장편 <청계천의 개>, 단편〈SEX/LESS><줄탁동시>까지, 김경묵 감독이 연출한 장, 단편영화 모두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경묵 감독은 열아홉 살에 유년시절에 느낀 성정체성에 대한 개인적인 고백을 담은 첫 단편 <나와 인형놀이>를 만들었고, 스무 살에 사회에 대한 명백한 분노를 담은 영화 <얼굴 없는 것들>, 스물두 살에는 세상 밖에서 떠돌다 다시 자신으로 돌아오는 이야기 <청계천의 개>를 완성하며 끊임없이 성장해왔다. 그가 스물 일곱에 완성한 세번째 장편 <줄탁동시>는 지난 해 제68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월드 프리미어를 시작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더 원숙하고 완벽하게 진화했음을 다시 한번 증명해내며 그의 빛나는 재능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확인시켰다. 특히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오리종티 부문은 실험적이고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선보이는 경쟁부문으로 공식 부문 중 하나. 2010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가 2011년에는 김경묵 감독이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줄탁동시>가 초청되어 “강렬한 영화적 이미지와 파격적인 편집효과가 뛰어난 영화”의 평가를 받았다. <줄탁동시>는 제30회 밴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 부문, 제 55회 런던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 서울독립영화제2011 장편경쟁부문 진출로 화제가 된 데 이어, 최근 제4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스펙트럼 부문에 공식초청 되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줄탁동시>는 탈북자 소년과 조선족 소녀, 그리고 몸을 파는 게이 소년의 도시에서의 떠도는 삶을 그린 이야기로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이들의 고군분투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김경묵 감독의 신작이다. 주인공인 탈북자 ‘준’과 게이 소년 ‘현’, 다듬어지지 않고 미성숙하지만 거친 청춘의 모습을 대변하는 두 캐릭터는 신인배우 ‘이바울’, ‘염현준’을 만나 빛을 발하고, 길고 느리게 때로는 거친 호흡으로 인물들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잡아낸 김경묵 감독의 담담하고 뚝심 있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세계적인 평론가이며 밴쿠버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인 토니 레인즈는 ‘간결한 스토리와 구성, 훌륭한 캐스팅과 연기, 의미심장한 샷 등으로 구성된 이 불안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영화 그 이상으로 거대하다.’라고 평하며 김경묵 감독의 신작을 주목했다.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 받으며, 국내 언론과 영화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줄탁동시>는 2012년 봄, 한국영화예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것이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아름다운 소년들의 재림!

2011년 <파수꾼>의 히어로,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을 잇는 2012년 최고의 루키들.
탈북자 소년과 게이 소년으로 분한 무한한 가능성의 빛나는 이름, 이바울과 염현준.

지난해 독립영화계는 개봉 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혜화,동><파수꾼><무산일기>가 신인감독들의 빛나는 데뷔작으로 각광받으며 의미 있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특히 관객 2만 명을 돌파하며 독립영화계를 견인한 윤성현 감독의 성장영화 <파수꾼>은 걸출한 신인감독의 출현외에도 스타성 있는 신인 남자 배우들의 발견에도 방점을 찍어야 할 작품이다. 2012년 충무로 차세대 스타로 급부상한 <파수꾼>의 아름다운 히어로 이제훈, 서준영, 박정민. 이제훈은 이미 <고지전>에서 놀라운 연기를 선보이며 이제 주연급으로 발돋움 했고, 서준영, 박정민 역시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배우들이다. 이들이 <파수꾼>에서 고등학생 소년 역으로 분해 보여준 겉으로는 강한 척 하지만 속은 약하디 약해 부서질듯한 모습은 과연 개개인들의 연기는 물론 앙상블까지 이루어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2년 봄,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또 한 편의 아름다운 성장영화 <줄탁동시>가 개봉한다. 생애 최초로 타이틀롤을 맡은 주연배우 이바울과 염현준은 실제 탈북자와 게이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캐릭터를 소화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었다. 분노를 잠재한듯 보이는 무표정의 얼굴로 몸 둘 곳 없이 세상 밖을 헤매는 탈북자 소년 역의 이바울은 첫 영화 출연작 <줄탁동시>를 통해 자신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 의지할 곳 없는 외로움, 팍팍한 현실 속을 홀로 헤매며 겪게 되는 ‘준’의 다양한 감정들을 투박하고 서툴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절제된 내면 연기와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표현해내며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2012년이 기대되는 시네아이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눌한 말투, 그을린 피부, 디테일한 표현 하나하나 탈북 소년 ‘준’으로 완벽히 분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며 2012년 충무로의 기대주로 자신의 이름을 단단히 각인시킨다.

조금만 건드려도 깨질것 같은 소심한 게이 소년의 내면을 세밀한 시선처리와 몸짓으로 보여준 염현준은 <줄탁동시>의 ‘현’을 통해 혹독한 장편영화 신고식을 치렀다. 누나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을 잘생긴 마스크와 부드러운 이미지는 ‘현’ 캐릭터 그 자체였고, 마음 속 아픔을 간직한 듯 유약하지만 강단이 느껴지는 단단한 감정연기로 신인답지 않은 연기 내공을 선보인다. 특히 자신을 지켜주는 사랑과,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소년 ‘현’ 역을 통해 세상으로 한 발짝 나가고 싶지만, 상처 받고 갈등하는 소년의 감정을 잘 그려냈다. 첫 장편영화 출연에 과감히 배드씬까지 소화한 배우 염현준. 촬영 전 많이 두렵고 걱정이 되기만 했던 ‘게이 소년’ 캐릭터가 어느새 자신의 몸에 익숙해지자 순수하고 여려 보이기만 했던 소년티도 사라지고, 연기자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12년 봄, <줄탁동시>의 두 배우들은 알에서 이제 막 깨어나 관객들을 만나러갈 채비를 마쳤다.


국내 첫 공개된 서울독립영화제2011, 전회매진의 초화제작!

베니스국제영화제 최초 상영 후 일반관객은 물론 국내 영화관계자들이 고대하던 기대작.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으로 논란을 일으키며 2012년 상반기 최대 화제작으로 등극!

김경묵 감독의 이름 석자를 안다면 그 중 8할은 영화인이거나 독립영화인 혹은 시네필, 2할은 독립영화에 관심 있는 영화 기자들일 것이다. 김경묵 감독이 열아홉 살에 단편다큐 <나와 인형놀이>를 만든 2004년부터 현재까지 8년 동안 장편 영화 세 편과 다수의 단편영화, 미디어작업을 병행한 꽤 필모그래피가 있지만 그 작품이 극장에서 개봉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 인지도 보다 영화 <줄탁동시>에 대한 소문은 꽤 무성했다. 바로 발표하는 작품마다 문제작으로 특히 세계영화계의 주목을 받아온 김경묵 감독의 세번째 장편이며, 지난 해 국내 작품 중 유일하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되었고, 이후 밴쿠버, 런던국제영화제도 초청었지만 아직 국내에선 상영 전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전작들, 장편은 물론 단편까지 표현의 수위와 실험성으로 논란이 되지 않은 작품 또한 없었다. 만약 <줄탁동시>가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진출하지 않았더라도 그의 첫 장편 <얼굴 없는 것들>이 그랬던 것처럼 서울독립영화제2011에서 전회매진 되었을 것이라는 게 영화제 관계자들의 예측이었다. 더구나 관객들에게 김경묵 감독의 작품은 영화제가 아닌 극장 개봉으로는 볼 수 없을 만큼 언제나 표현의 수위가 센 영화라는 선입견도 한몫했을 것이다. 역시나 최근 개봉을 앞두고 <줄탁동시>가 제한상영가 등급 심의를 받자 언론은 물론 SNS는 술렁거렸다. 서울독립영화제2011에서 먼저 <줄탁동시>를 관람한 관객들은 대부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또한 현재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영등위에 <줄탁동시> 제한상영가 판정에 대한 반박 성명서를 발표했다. “<줄탁동시>는 2011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공식 초청되어 해외에서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서울독립영화제2011에 전회 매진을 기록, 대중과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독립영화의 파격과 실험의 힘을 보여준 바 있다”면서 “그러나 영등위의 이번 결정을 통해 독립영화의 새로운 기세는 크게 위축되었고, 이를 지지하는 관객 또한 실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영상물득급위원회는 <줄탁동시>에 대해 ‘영상의 표현에 있어 선정적 장면이 구체적이고, 노골적으로 표현되어 있어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이 가능한 영화’라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내렸다. 허나 국내에는 실제 운영되고 있는 제한상영관은 한 곳도 없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는 것은 개봉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줄탁동시>는 이와 같은 판정에 등급분류 신청을 자진 취하한 뒤 일부 장면을 수정해 재심의를 신청해 개봉된다. 서울독립영화제2011에서 <줄탁동시>를 본 관객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삭제 오리지널 <줄탁동시>를 본 관객들인 것이다.

서울독립영화제2011 전회매진과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으로 화제와 논란의 중심의 된 2012년 상반기 최대 화제작 <줄탁동시>. 3월1일 극장에서 그 논란의 핵심이 확인된 후 영화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더 활발한 논의가 기대된다. 그 논의의 장에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싶다면, 우선 영화를 직접 보시라. <줄탁동시>를 통해 영화는 물론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표현의 자유에 대한 건강한 사회적 발언이 그 어느때 보다 분분해지길 바란다.




[ About Movie ]

강렬하고 아름다운 지독한 성장영화!
이제 막 세상에 태어난 두 소년과 감독의 이야기

2011년 국내 영화계에 등장한 전혀 다른 성격의 ‘성장영화’들을 기억하는가? 한 쪽은 522만을 돌파하한 <완득이>와 744만 메가히트를 기록한 <써니>. 다른 한 쪽은 각각 2만여명을 돌파하며 상반기, 하반기 독립영화의 간판이 된 <파수꾼>과 독립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증명한 <돼지의 왕>이다. 이 작품들은 스토리와 메시지가 판이하지만 학창시절의 쓰라린 추억, 그로부터 기원한 우리사회의 현재를 들춰낸 웰메이드 성장영화다. 성년이 되기 전 처음 맞닥뜨리게 되는 작은 사회인 학교라는 세계에서 아이들은 처음 좌절과 시련, 비정한 세상의 폭력을 맛보고 길들여지기 시작한다. 또한 어떤 아이들에게는 성인이 되기 위한 올바른 지침을 제공해주기도, 우정을 습득하며 일생의 지우와 멘토를 만나기도 하는 공간이 바로 학교다. <완득이><써니>와 <파수꾼><돼지의 왕>은 전혀 다른 결말을 통해 이 양 극단의 경우를 대변한다. 전자는 가난하고 힘들어도 세상은 누군가와 함께 섞여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다는 ‘희망’은 던져주는 ‘명랑한’ 성장영화들. 반면, 후자는 부조리한 현실에서 한 치도 나아갈 수 없는 사람들의 ‘좌절감’을 여실히 드러낸 ‘우울한’ 성장영화였다. 특이할 만한 점은 명랑한 성장영화들은 상업영화의 시스템 안에서 생산, 유통되어 블록버스터급 흥행을 기록했으며, 우울한 성장영화들은 독립영화의 자장 안에서 완성되어 유의미한 성취를 일구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지난 해 관객들과 뜨겁게 소통한 성장영화들를 잇는 2012년 또 다른 한 편의 강렬하고 아름다운 성장영화가 당도했다. 개봉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 진출과 다양한 이슈로 화제의 중심이 된 김경묵 감독의 신작 <줄탁동시>가 바로 그 주인공. 위의 언급방식으로 치자면 ‘우울한’ 성장영화지만 <줄탁동시>의 소년들은 사회로 은유되는 ‘학교’가 아니라 실제의 한국사회에서 가족, 멘토, 친구 조차 없이 온전히 홀로, 절망을 호흡하며 숨막히게 살아간다는 점에서 더 비극적이다. <줄탁동시>는 미래를 꿈꿀 수도, 희망에 달뜰 여지 없이 도저한 슬픔 속에서 살아가는 아니 점점 죽어가는 두 소년들의 지독한 몸부림의 시간을 그려낸다. 성장영화라는 장르 안에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의 ‘줄탁동시’란 영화의 제목은 더할 나위 없이 적확하고 희망적이지만, 밖에서 쪼아줄 어미닭이 없는 <줄탁동시>의 두 소년이 처한 상황은 그저 가파른 절망이다. 하지만 그들이 스스로 생을 단념하려고 했을 때, 비로소 강렬하게 도래하는 생의 의지는 실제로 병아리 뿐만이 아니라 사람이 태어날 때 역시 아기가 나오고자 하는 의지가 산모 보다 더 강해야 하고, 그로인해 아기가 겪는 고통도 크다는 생명 탄생의 비밀을 되새기게 한다. 어쩌면 처음부터 둘이 아닌 하나인 ‘현’과 ‘준’이 안과 밖에 분신처럼 동시에 존재하기에 기어코 둘은 안팎에서 ‘줄’과 ‘탁’을 함으로써 자신들의 껍질을 깨고 비로소 세상에 나온다. 김경묵 감독은 그 ‘줄탁동시’하는 생의 고통에 깊은 시선을 던지며, 관객에게 이제 막 어둠의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온 그들을 와락 껴안아 줄 수 있겠냐고 묻는다. 그들이 죽음을 넘어 온힘을 다해 세상에 나오는 것이 그만한 가치가 있냐고도 묻는다. 자신이 던진 이야기에 관객이 나름의 질문을 갖길 바란다는 감독의 전언처럼 <줄탁동시>는 김경묵 감독이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영화계에 혹은 일반관객과의 ‘줄탁’을 시도한 작품인지도 모른다. 또한 이제 막 알을 깨고 새로 태어난 스물여덟 살 청년감독이 비로소 절망의 현실 속에서 희망을 돋우려는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일지도 모른다.


독특한 3부 구성이 불러일으키는 절묘한 쾌감!
의미심장하고 비범한 샷으로 무장한 아름다운 영화

<줄탁동시>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헤매고, 떠도는 탈북 소년 ‘준’과 몸을 파는 게이 소년 ‘현’의 이야기를 3부로 나눠서 그린 영화다. 1부는 세상 어디 몸 둘 곳 하나 없이 오직 살기 위해 열악한 밥벌이의 분투를 감내하는 탈북 소년의 ‘생존기’이고, 2부는 그 어떤 이에게도 마음 줄 수 없지만 그저 죽지 않으려고 몸을 파는 게이 소년의 ‘방황기’이다. 3부는 본래 하나였을지도 모를 이 두 소년이 드디어 만나, 현실의 절망을 마주 보고 함께 한 발짝 세상 밖으로 나가는 ‘탈출기’이다. 또한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와 생을 다시 시작하는 점에 방점을 둔다면 두 소년들의 ‘탄생기’ 혹은 ‘부활기’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특히 김경묵 감독은 ‘준’과 ‘현’의 이야기를 담은 1부(42분)와 2부(45분)는 자신이 <줄탁동시>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인 3부(30분)의 배경에 다름 없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감독은 그것을 인장하려는 듯 무려 <줄탁동시> 영화 타이틀로고를 2부가 끝나는 87분께에 전격 배치하는 파격을 선보인다. 그리고서는 이제야 진짜 <줄탁동시>의 본편이 시작된다고 관객에게 선언한다. 이 3부가 시작되기 직전, 2부의 엔딩은 본편을 통털어 그 어떤 장면보다 비범하게 아름답고 시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5분 가량의 롱테이크 샷이다. 1부에서 도시의 소음에 둘러싸여 끊임없이 움직이는 준의 신체에 집중하여 따라가던 카메라가 처음으로 준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바라보는 트래킹 샷이다. 신호등만 깜박일 뿐 거의 모든 것이 정지된 푸른 새벽의 고요한 종로 거리를 끝도 없이 걸어가는 준의 모습. 카메라는 같은 속도로 그와 함께 걷다가 어느 순간 놓친 것인지 아니면 그를 놓아준 것인지 모를 느낌으로 시선을 거둔다. 단조로운 장면처럼 보이지만, 준의 복잡한 감정선의 뒤를 따라가며 이내 먹먹한 슬픔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만다. 준이 카메라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리고 뒤이어 떠오르는 제목. 새로운 이야기인 3부는 관객들에게 묘한 정서적 환기를 시키며 독특하게 시작된다. 이제까지의 1부와 2부가 현실 세계의 사실적 접근이었다면, 3부에서는 1부와 2부에서 안과 밖, 밤과 낮, 달과 해, 마음과 몸으로 은유된 상반된 존재로 명징하게 그려진 현과 준의 모습이 몽환적이고 환상적으로 조우한다.

간결한 스토리를 독특하게 만든 구성과, 탈북 소년과 게이 소년을 연기한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 의미심장하고 비범한 샷으로 무장한 아름다운 영화 <줄탁동시>. 김경묵 감독은 세 번째 장편 <줄탁동시>를 통해 모호해야할 것과 섬세해야 할 것을 노련하게 조율해나가는 연출력을 선보이며, 그가 전작들에서 보여준 실험과 가능성을 보다 확장시켜 더욱 대중적으로 진화 중임을 증명해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두 소년들의 지독한 성장을 사실적인 묘사와 몽환적으로 그린 <줄탁동시>는 꽃 피는 봄 관객들을 만난다.


모텔들을 전전하며 몸을 파는 현. 종로의 거리를 배회하는 준. 살고자 몸부림치던 두 소년이 마주한 것은 절망. 결국 두 소년은 죽음을 결심한다. 퀴어 리얼리티에 대한 계속된 고민을 거칠지만 타협 없는 시선으로 담아온 김경묵의 다섯 번째 작품. 국내 개봉 시 외설논쟁으로 얼룩져 ‘모자이크’ 수모(!)를 겪어야만 했던 문제작을 온전하게 만나볼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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