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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비키니 (2011) Invasion of Alien Bikini 평점 5.0/10
에일리언 비키니 포스터
에일리언 비키니 (2011) Invasion of Alien Bikini 평점 5.0/10
장르|나라
SF/코미디/액션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1.08.25 개봉
75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감독) 오영두
주연
(주연) 홍서백, 하은정
누적관객
넌 내게 주고 말거야!

지켜야 하는 남자 VS 뺏어야 하는 여자
그들의 19금 육탄전이 시작된다!


웰빙은 물론 바른생활과 정의사회구현을 몸소 실천하는 숫청년 영건. 그가 밤마다 도시를 배회하는 건 결코 외로워서도, 잠이 안 와서도 아니다. 오직 서울이라는 도시의 평화를 걱정하는 ‘도시지킴이’라는 직업 때문. 누가 시킨 것도, 돈 되는 일도 아닌데 영건은 이 무료봉사를 목숨 걸고 수행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귀에 밤하늘을 가르는 한 여자의 비명이 포착된다. 격투 끝에 괴한들의 손에서 여자를 구해내고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킨 영건. 그는 뇌쇄적인 그녀에게 단박에 반하지만 여자는 종족번식을 위해 지구에 급파된 에일리언으로 날이 밝기 전에 최상의 정자를 얻어 수정해야 하는 몸이다. 그러나 영건은 순결서약 절대 신봉자로 아무리 그녀를 사랑해도 결혼 전까지는 줄 수가 없는 처지. 결국 밤새도록 순결한 정자를 얻기 위한 미녀 에일리언의 온갖 고문과 육탄전이 펼쳐지는데…

과연 숫청년 영건은 미녀 에일리언 꽃뱀의 유혹을 뿌리치고,
이 순결한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 Movie Tip ]

★ 영화 중간에 삽입된 ‘롤렉스 시계’ 광고 속 그림은?


<아들을 잡아 먹는 사투르누스> (Saturn Devouring His Son)
by 프란시스코 고야(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 사투르누스는 이탈리아의 농경신이지만 일반적으로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와 동일시된다. 그리스어로 크로노스이고, <시간>을 상징한다. 크로노스는 자식을 낳으면 족족 잡아먹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이러한 속성은 태어난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시간의 속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투르누스에겐 제우스와 그의 아내인 헤라, 저승의 신 하데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 등 6명의 자식을 두고 있었는데 사투르누스는 자신의 자식으로부터 지배권을 빼앗긴다는 예언에 미쳐버린 나머지 태어난 자식들을 잡아 먹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 그림이 바로 신화 속 사투르누스의 잔인한 행위를 고야가 표현한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잡아먹은 자식들, 즉 제우스와 그의 6남매를 토해낸 사건은 자식들이 시간을 극복했음을 상징한다. 제우스는 복수를 위해 아버지 사투르누스를 무한지옥에다 가두어 버린다. 사투르누스에서 제우스의 시대로 변화하는 바로 이 때가 황금의 시대가 지나고 은의 시대의 도래라고 본다. 크로노스가 시간이란 뜻인 한편 사투르누스는 ‘씨를 뿌리는 자’라는 뜻이어서, 풍요와 평화를 상징하던 황금의 시대를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 <에일리언 비키니>에는 마치 케이블 TV의 ‘중간광고’ 같은 역할을 해주는 광고가 한 편 삽입되어 있다. 영화제를 통해 공개 된 후 여러차례의 ‘관객과의 대화’나 매체 인터뷰에서도 종종 빠지지 않는 질문 중 하나로 대부분 도대체 그 광고를 무슨 이유로 삽입했냐는 것이다. 그 광고는 상업광고의 형식을 띄는데 무려 명품시계의 대명사 ‘롤렉스’의 이미지 광고.

오영두 감독은 질문의 답을 ‘중간에 좀 지루한 것 같아서’ 라거나 ‘그냥 재미 있으라고’ 라는 식으로만 다소 성의 없이 대답하곤 했다. 그러나 질문이 그 이미지 광고에 쓰인 그림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전혀 다른 대답과 좀 더 깊이 있는 ‘시간’에 관한 감독의 사유를 공유 했을지도 모른다.

<에일리언 비키니>의 주인공 영건은 유년시절 아버지의 폭압과 학대로 인해 결국 너무도 사랑하는 아비를 죽이게 된 인물.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살인행위를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고야 그림의 아비 ‘사투르누스’ 처럼 영건도 그랬다. 또한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시간으로서의 크로노스 혹은 ‘씨를 뿌리는 자’로서의 사투르누스로도 이 그림은 영화 전체의 ‘시간’과 ‘생명’ 관한 특별한 상징을 보여준다. 자, 이제 광고 하나도 허투로 보이지 않지 않은가. 쉬어 가도 좋고,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대한 암시로 보아도 좋은 ‘롤렉스’광고. 어쨌든 의도는 있었다.


★ 독립영화 창작집단 ‘키노망고스틴’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스스로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키노망고스틴’은 시나리오 기획, 개발은 물론 촬영, 후반작업 등까지 거의 모든 작업을 자발적 공동사역과 공동분배로 해결하는 돈보다 아이디어가 밥줄인 옥탑방 영화 패밀리다. 그리고 자칭 긍정과 수긍과 사과가 우주에서 가장 빠른 집단이라니 그들의 겸손하고 예의바른 세계관이 귀엽기까지 하다. 오영두, 류훈, 홍영근, 장윤정이 주축 멤버로 충무로 영화 현장에서 조감독, 제작팀, 배우, 분장팀장으로 만나 호형호제하는 선후배 관계이며 특히 오영두, 장윤정 감독은 영화현장에서 만나 부부의 인연까지 맺었다. 이들의 첫 협업작품은 한국형 좀비영화로 주목 받은 <이웃집 좀비>. <에일리언 비키니>는 키노망고스틴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오영두 감독이 연출/각본, 장윤정 감독이 프로듀서/분장을 맡았으며, 류훈 감독은 촬영장비, 홍영근 감독은 본업인 연기로 촬영에 임했다.

우주최강의 낙관과 대책 없는 무모한 도전정신, 영화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미국의 코헨 형제(조엘 코헨, 에단 코헨), 워쇼스키 형제(래리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패럴리 형제(바비 패럴리, 피터 패럴리)도 부럽지 않은 영화에 대한 공통의 열정으로,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홈메이드&웰메이드’ 영화들을 생산해가는 키노망고스틴. <이웃집 좀비><에일리언 비키니> 둘 다 별 생각 없이 만들었다고도 농을 치고, 영화현장 ‘감’ 안 떨어지기 위해 무조건 찍기로 했다고도 둘러대고, 하기 싫고, 재미 없으면 절대 안 한다고도 토로했지만, ‘키노망고스틴’의 영화에 대한 마음은 바로 ‘재밌게 함께 놀자’ 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재미 없는데 관객들이 재밌겠냐는 감독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설득력이 있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아이디에이션을 통해 다양한 ‘Made by 키노망고스틴 작품’ 생산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그리하여 ‘키노망고스틴’은 그들도 즐겁고, 관객들도 즐거워서 세상이 이로워지는 좀 별난 B무비 <이웃집 좀비>에 이어 에일리언 꽃뱀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바른생활 숫청년의 고군분투 SF코믹액션 <에일리언 비키니>를 세상에 내놓았다.

영화 주간지 씨네21은 이들에게 ‘별난 놈, 웃긴 놈, 무모한 놈들’, 또한 대책 없는 ‘영화 좀비’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무대책 영화 패밀리 혹은 무(모)한 도전 4인방이라고도 했다. 자신들의 작품을 두고 교양보다 예능에 가까운 영화로 봐달라는 그들 나름의 소망이 전달되었을까? 키노망고스틴은 지난해 KBS간판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전격출연하는 수혜를 입는다. 하지만 초심프로젝트라는 컨셉으로 <에일리언 비키니>에 합류한 배우 김성민의 마약관련 사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개봉을 할 수 있겠나? 완성은 하나?라는 우려와 걱정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불행중 다행인지 외계인 헌터 역의 김성민씨는 단역. 그리하여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드디어 2011년 8월 25일 개봉을 맞이한다.




[ Production Note ]

<이웃집 좀비>를 개봉하고 6개월이 지났다.

나와 영근은 또 다시 스멀스멀 작업의 욕망에 휩싸여 가고 있었다. 개봉 후 6개월이지만 작업을 끝낸 걸로는 1년 이상이 지난 상태였기 때문이다. 눈 한 번 깜빡하니 사계절이 지나버렸다. 준비하던 영화는 별 진척을 보이지 않고, 글쓰기에 매진하던 나 역시 머릿속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발전 없는 대본 수정에 지쳐버렸다. 뭔가 찍어야해!!

한 여자랑 한 남자랑 방에서 벌어지는 일인데…. 또 ‘방’에서다. 제작비가 없으니 어디 갈 엄두를 못낸다. 과연 이렇게 찍는 게 옳은가라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냥 찍는다. 음…. 여자가 남자를 잡아놓고 고문하는거지.
왜?
응…. 왜냐면… 여자는 남자의 정자가 필요한 외계인이거든.
그렇게 SF변태멜로 에이리언비키니(invasion of alien bikini)가 시작되었다.


캐논 EOS DSLR 5D Mark 2. 그리고…
지난 번에 이어 장비는 류훈. 형은 우리들의 효자장비인 hvx200을 포함한 일체의 장비를 팔아 요즘 대세로 통하는 5d mark 2로 교체를 하였다. 우와!!! 엄청 밝다. 완전 이뿌게 나오는데…
작고 가벼우면서도 1920*1080의 사이즈가 가능한, 게다가 밤에 찍어도 조명이 없이도 이렇게 훌륭한 화면을 선사해주는 신-기-계. 이전의 장비는 순식간에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형… 이거 가벼워서 좋긴 한데 너무 떨리는거 같아.
손떨림 전체가 고스란히 화면에 보이네…
막상 들고있으니깐 팔도 아프고…
그래도 니가 나보단 힘이 셀텐데… 어쩌지…
덕후 훈이형의 더듬이가 인터넷 회선을 타고 촬영보조장비들을 찾기시작한다. 핸드헬드 그립, 배에다 대는 그립, 스테디캠, 글라이드캠등… 그리고 마지막 형의 선택은 베스트(조끼)와 그라이드캠이 결합된 스테디캠이였다. 샤샤샥 샤샥 조립을 완성하고 테스트… 이 고급스런 움직임. 관객들의 눈을 편하게 해줄 또다른 장비가 생겼다.


팔로포커스, 포커스 플러도 없는 상태에서 촬영
<이웃집 좀비> 중 ‘도망가자’ 에피소드의 여배우 하은정과 ‘틈사이’의 홍영근, 두명의 배우가 집으로 모였다. 전체적인 상황만 놓고 세부적인 것들은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 나갔다.
미술은 어떻하지? 또 집에서 하면 <이웃집 좀비> 때랑 똑같을 텐데….
여기서 뭘 또 바꾸지?...
오빠! 내가 전에 쓰던 천이 있는데 좀 가져와 볼까? 여배우 하은정의 말이다.
그리고 검은 쇼핑가방안에 있던 패브릭이 집안 벽들을 가득 메웠다.
울긋 불긋…. 단청같다. 한국적이고 좋네…. 잘못하면 이상할텐데…
그럼…. 천 뒷 쪽에 라이트를 집어넣어봐…

그렇게 약2주간의 리허설과 회의를 통해 이야기를 가다듬은 우리는 8월 19일 촬영에 들어갔다.

더웠다. 좁은 옥탑 방안에 라이트까지 켜고 4-5명의 사람들이 한 여름에 작업을 한다.
에어컨을 잠깐씩 틀어보지만 별 소용이 없다. 차라리 옥상 한 켠 그늘에 앉아있는게 더 시원했다.
카메라 괜찮으려나? 열받으면 다운된다고 했는데?
잠깐 찍고 나니 뜨끈뜨끈하다. 찍을 수 있을 때까진 찍어봐야지 뭐…
운이 좋았는지 카메라는 촬영이 끝날 때까진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포커스 였다. 우린 팔로우포커스도 포커스플러도 없는 상태에서 촬영자 구춘모의 감각에 전적으로 의지해야했다. 으악! 이건 포커스의 신도 할수 없다.
일단 우리가 가진 렌즈가 생각보다 포커스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뻑뻑한 플라스틱렌즈. <이웃집 좀비> 때와 비교해서(물론 그때도 포커스는 엉망이지만) 손맛이 완전히 달랐다. 이거 뭐… 배우를 묶어놓고 연기를 시킬수도 없고…. 다행히도 춘모의 손목이 내 손목보다 훨씬더 재빠르고 부드럽다는거에 감사해야했다.
다음에 혹시 DSLR 작업을 다시 한다면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는…너무 당연하지만… 렌즈이다.
게다가 접사렌즈가 없어서 원하는 앵글을 잡아낼수가 없었다. 부디… 렌즈는 좋은것으로 쓰시길..
하지만 역시 영화는 찍어야 한다. 렌즈 없다고 안찍을순 없잖아!


내가 왜 그랬을까? 왜 다 밤으로 설정을 했을까?
언제나 밤 촬영은 만만한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밤을 센다는 자체가 피곤하다.
아마도 이전의 카메라였으면 밤 촬영은 생각을 안했을 거였다. 5d mark2를 믿고 배우들과 명동으로 향했다. 차량씬. 원래는 레카를 써야하지만 … 또 무모한 촬영에 돌입.
차에는 세명의 배우가 타고 내가 직접 카메라와 붐과 LED라이트를 들었다. 결국 이날 촬영분은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카메라가 보여준 밤의 때깔만은 가히 최고였다.
우하하하…. 이쁘다. 자… 다시 찍으면 되니깐… 모두들 너무 의기소침해 하지마! T T

얘기 나온 김에.. 이번 촬영 때 최고의 효자상품 led 라이트.
AA건전지 6개를 넣으면 이틀정도 촬영이 가능했다. 발열도 없고 밝기도 강하다.
가볍고 카메라에 직접 장착도 가능하다. 야외 밤촬영에서는 이거 하나만 사용해서 촬영했다.
물론 기본적으로 헌팅시에 밝은 곳이나 가로등 아래를 선택하여 촬영했지만 보조광으로도 훌륭한 역할을 해주었다.

우리 영화에는 두 번의 낮 장면이 나온다.
한 번은 실내. 한 번은 실외. 물론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순각적으로 렌즈 앞의 무슨무슨 필터를 생각하시리라 생각되지만… 우린 없었다.
셔터 스피드를 엄청나게 올렸다. 장면은 무척이나 폭력적인 구타씬.
카메라는 떨어지는 물방울과 배우의 움직임을 역동적으로 포착해주었다.
전문 촬영자가 아닌 필자가 얻은 행운이였다. DSLR에서도 이런 게 가능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카메라의 기본 원리는 다 같구나… 신기하넹…

인서트 촬영을 위해 남산에 올랐다. 구춘모로부터 여의도 불꽃축제에 대해 듣고 촬영지를 남산으로 정한것이다. 자리확보를 위해 한낮에 올라 카메라를 세팅하고는 일몰부터 불꽃축제까지 쭈욱 찍었다. 헉! 카메라를 켜놓고 한참 노가리를 풀고있는데 카메라가 꺼졌다. 이런….
형. 이거 20분 찍히니까 꺼지네요.
그래? 처음 알았네.
20분 찍혀주는 것도 고맙죠 뭐.
그래. 5분마다가 아닌 게 다행이지.
불꽃축제는 생각보다 길었다. 아직 클라이막스가 남은 것 같은데 두 장 합이 36기가의 메모리 카드가 꽉 찼다. 이제부터 절정인데 어떻하지?
우린 눈물을 머금고 앞 쪽을 지우며 촬영을 했다.


남자의 자격 그리고 에이리언 비키니
우연한 기회로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게 되었다.
반대로 얘기하면 김성민씨가 우리 영화에 출연하였다.
저기… 혹시 조명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희는 신경쓰지 마세요.
아니.. 저희가 조명이 없는데… 너무 어두우면 방송에 못나가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다고 김성민씨한테만 조명을 할 수는 없잖아요.
<에이리언 비키니> 평소 하시는대로 촬영하시면 되요. 저희는 신경쓰지 마세요.

뭐야? 이건 정말 리얼버라이어티라고 하더니…. 아냐.. 믿을수 없어.

그럼… 저희를 위해서 혹시 조명을 지원해주실순 없나요?
아… 예…알겠습니다. 그럼.. 조명이랑 발전차랑….
감사합니다.

가로등 밑이 좋다 하지만 인물들이 가로등 밑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촬영날. 조명 셋팅이 다 끝났는데… 리허설을 하는 중에 한 두방울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괜찮을거야… 괜찮을거야…. 비가 미친듯이 내렸다.
조명기사님에게 다가간다.
조명 어떻하죠?
괜찮아요. 지금 끄면 램프 나가니깐…. 먼저 철수 하세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이틀후 다시 촬영장에 모였다. 어디서 많이 보던 물건인데…
지미짚. 얼마만에 불러보는 이름인가? 반갑다.
필요하시면 쓰시라고 가져왔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포커스를 이동할수 있는 장비가 없었다.
지미짚을 사용했지만 포커스문제로 결국 영화에선 사용하지 못했다.

모든 장비가 그렇지만 일장일단이 있다. 장점자체가 단점이 될수도 단점이 장점이 될수도 있다. 주어진 상황안에서 장비의 특장점을 최대한 살려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뭔가 얻을수 있다면 어쩌면 기계 자체에 대한 것보다 찍고 싶은 걸 무모하게 실행하는 정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찍어야 산다! 찍어야 배운다.
글 오영두 감독




[ About Movie ]

영화야, 놀자! 이번엔 SF코믹액션!!
<이웃집 좀비> ‘키노망고스틴’의 두 번째 홈메이드 무비!

지난해 전대미문의 한국형 좀비영화 <이웃집 좀비>로 저예산 장르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독립영화 창작집단 ‘키노망고스틴’이 2011년 여름, 가장 뜨겁고 섹시한 SF코믹액션 <에일리언 비키니>로 돌아왔다. 별 생각 없이 만들었지만, 수많은 별 세례를 받은 그들의 첫 옴니버스 장편영화 <이웃집 좀비>처럼 팔팔한 활력과 기발한 유머가 깨알처럼 박힌 ‘키노망고스틴 스타일’ 그대로. 전격컴백!

이번엔 키노망고스틴의 5툴(연출+각본+편집+미술+촬영)디렉터이자 꽃미남 감독으로 회자되고 있는 오영두 감독 단독 연출작이다. 하지만 이 무대책 영화 패밀리의 두 번째 영화 역시, 오영두 감독의 영화라기보다 키노망고스틴의 영화로 불리우는 게 옳다. 처음 시작처럼 여전히 그들은 충무로 영화현장을 드나들며 아르바이트로 제작비를 모으고, 옥탑방 골방에서 도란도란, 오밀조밀 이야기를 만들고, 역할을 분배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이웃집 좀비>의 프러덕션 노트에는 이런 글귀가 있다. “우리가 영화를 찍은 게 아니라 영화가 우리를 만들어 주었다. 우리는 키노망고스틴이 되었다” 라고. <에일리언 비키니>에는 그들의 열정과 재능 그리고 시간이 집약된, 한 뼘 더 성장한 자신감이 보인다. 이제 그들은 “찍어야 산다! 찍어야 배운다!”는 깨달음을 모토로 지속가능한 영화쟁이의 길을 더이상 암중모색하지 않는다. 다만 거침없이 지금 이 시각에도 우주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포부로 영화를 찍고 있다.


흥.미.진.진. 기발하고 섹시한 스토리!
<에일리언 비키니>의 아이디어는 뭐든 뒤집고, 비틀고, 다르게 생각하는 걸 즐기는 오영두 감독의 일상과 세상을 인식하는 태도에서 시작한 지도 모른다. “일반적이지 않게 남자가 아닌, 여자가 남자를 괴롭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는 오영두 감독의 영화 시작의 변은 일면 설득력이 있다. 미녀 에일리언이 순결한 정자를 얻기 위해 밤새도록 숫청년을 성적으로 괴롭힌다?! 섹스 코미디와 SF적인 상상력으로 결합된 이 기발한 이야기는 ‘시간’과 ‘죄의식’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이스트 삼아 섹시한 숙성과정을 거쳐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빵’터지는 SF코믹액션영화가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분비물 뚝뚝 흘리는 게 그냥 에일리언이라면 비키니 입은 에일리언은 T.O.P.아니겠는가. <에일리언 비키니>는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다 통한다는 ‘인베이젼’과 ‘에일리언’과 ‘비키니’를 장착하고 그렇게 우리들에게 왔다.


매.력.만.점. 독특하고 신선한 캐릭터!
특히 <에일리언 비키니>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독특하고 신선한 두 캐릭터의 앙상블이 압권인 영화다. 우주최강 S라인 미녀 ‘하모니카’는 종족번식의 임무를 명 받고 지구에 급파된 일종의 에일리언 꽃뱀으로, 카마수트라는 물론 다양한 성감대 자극 노하우와 마사지 기술을 보유한 초특급 팜므파탈의 화신. 그녀의 정복대상, 서른 넷에 아직 동정의 몸인 바른생활 청년 영건은 또 어떤가. 봉사활동이 취미이자 직업이며, 네O버 지식인도 울고 갈 절대지식과 암기력의 소유자. 또한 보양음료 제조가 취미인 웰빙 애호가라니. 면면이 드러나는 캐릭터들의 독특한 매력은 영화를 반짝이게 하는 영화의 소소한 재미 중 하나. 이 두 캐릭터가 진정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취하고자 할 때 비로소 시작되는 한밤의 짜릿한 육탄전은 그래서 더욱 스릴 넘친다. <에일리언 비키니>는 기존 한국영화들이 양산하는 정형화된 캐릭터들 속에서 고정관념을 깨는 독특하고 신선한 뉴캐릭터로 당당히 회자될 영화임에 틀림없다.


장.르.충.만. 자극적인 B무비 스타일!
스테디캠과 지미짚 없이도 구현해낸 한밤의 추격씬과 액션씬은 물론 협소한 공간에서도 다양한 앵글을 창조해내는 영리하고 기민한 카메라는 무엇보다 <에일리언 비키니>의 B급 감수성에 이바지한 일등공신. 마치 서부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오프닝 액션씬으로 시작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섹스코미디를 관통하며 급기야 SF미스터리의 인장을 아로새긴다. 예측불허로 몰고가는 이야기의 파국에 감독은 그 어떤 망설임 없이 거침없다. 종횡무진 장르를 유영하는 이야기와 스타일의 힘은 상상초월의 절대쾌감을 선사한다. 중간에 쓱 하고 삽입된 중간광고와 우주 시간의 역사와 에일리언의 존재에 대한 다소 난해한 설명을 ‘에곤 실레’ 풍의 일러스트와 함께 뚝딱 해치우는 힘. 그야말로 키노망고스틴이 지향하는 B무비 스타일이니깐 가능한 일.

여기서 정리해보는 B급영화의 정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표현에 따르면 당신이 “감옥이나 철장에 갇힌 여자가 나오거나, 이탈리아인들의 식인행위나 흑인 뱀파이어가 나오거나, 혹은 <사탄의 사디스트>처럼 제목이 아주 선정적이고, 게다가 제목이 영화의 플롯보다 더 기억에 남는 장르영화”를 보고 있다면 그건 바로 B급영화란다. 가장 쉽고 재기 넘치는 B급영화에 대한 정의다. 오영두 감독 자신은 A급이라고 생각하며 늘 영화를 만들지만 관객들은 우리들 영화를 늘 B급으로 본다며 볼멘소리를 하지만 역시 키노망고스틴과 오영두 감독의 유전자에는거부할 수 없는 B무비의 DNA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에일리언 비키니>는 제목부터 매우 선정적이고, 혼자보기 아까운 미녀 에일리언이 나오며, 포승줄로 결박되고 집에 감금된 숫청년이 나오니 두말하면 잔소리. <에일리언 비키니>는 자타공인 B급 감성 돋는 순도 100%의 순결한 오락영화다.


오.감.자.극. 새롭고 짜릿한 영상미!
<에일리언 비키니>가 처음 유바리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월드 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였을 때 평단과 관객이 놀란 것은 5백만 원이라는 제작비뿐만이 아니었다. 감독, 조감독, 촬영감독, 프로듀서. 스텝이 총 네 명뿐인 현장이 구현해낸 감각적인 액션씬과 다양한 숏을 담아낸 에로틱한 고문씬의 스타일리쉬한 완성도에 두 번 놀랐다는 것. 스토리의 기발함에 시각과 청각을 유쾌하고 때로는 불편하게 만드는 촬영과 편집. <에일리언 비키니>는 영화전체가 캐논 EOS DSLR 5D Mark2 카메라로 촬영되었고, 제대로 된 촬영장비와 조명장비 하나 없이 촬영했다는 소문이 자자했기에 더욱 경이롭다. 하지만 카메라 장비의 기민함과 스텝들의 단련된 감각과 노하우로 오히려 가로등에 의지해 찍은 밤 거리의 추격씬과 액션씬은 <에일리언 비키니>만의 미니멀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의 백미를 보여준다.

한편 영화는 에일리언 모니카의 정자를 얻기 위한 다양한 기술시연으로 시종일관 오감이 자극되어, 특히 관객들에게 극중 상황에 몰입되는 즐거움과 긴장감을 안겨준다. 겉옷 탈의와 손톱으로 칠판 긋기, 깃털로 간질이기, 붉은 고춧가루 폭탄 등 일상용품을 이용한 저렴하고도 효과적인 아이템들은 과연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 오감을 짜릿하게 자극하는 절대 신공을 발휘한다.




[ Hot Issue ]

Unbelievable!
제작비는 단돈 5백만 원. 영화에 대한 패기와 열정은 무한대!
키노망고스틴의 즐거운 상상력을 만끽하라!!

<트랜스포머3>가 쓰나미처럼 지나간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국산 블록버스터 <고지전><퀵><제7광구> 등의 전쟁이 한창이다. 영화 자체가 전쟁을 치르기도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국내 엔터테인먼트계의 쌍두마차 CJ E&M과 미디어플렉스의 사활을 건 투자실적과 배급전쟁이나 마찬가지. 이런 국내영화 최대 성수기이자 격전지에 웬만한 단편영화 한 편 만드는 비용보다도 적은 단돈 5백만 원으로 제작된 <에일리언 비키니>가 당당하게 입성한다. 2천만 원의 초저예산으로 만든 전대미문의 한국형 B무비 <이웃집 좀비> 보다 더 다이어트한 영화라니.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다. 제작비 5백만 원. 총 스텝 4인(감독, 프로듀서, 조연출, 촬영). 20회차의 촬영. 초저예산영화제작가협회, 라는 것이 생긴다면 장편영화 <이웃집 좀비><에일리언 비키니>를 연거푸 초저예산으로 만든 키노망고스틴은 과연 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것이다.

하지만 <에일리언 비키니>는 수백억 원 제작비의 블록버스터도 부럽지 않은 장르적 상상력과 영화적 에너지가 75분을 지배하는 하는 작품이다. 특히 기발한 스토리와 신선한 캐릭터, 한정된 공간에서 창조해낸 키노망고스틴의 깜짝 놀랄만한 영화적 아이디어는 오히려 빛을 발하며 점점 더 거대해지는 ‘볼거리’ 위주 영화들 틈새 시장에서 이들의 ‘상상력’과 ‘아이디어’ 만이 외형적 조건에 맞서 극복 가능한 유일한 대안이며 유의미한 작업임을 증명해낸다. 그리하여 관객이 할 일 이란 오로지 그 즐거운 상상력을 만끽하는 것.


Fantastic!
세상이 깜작 놀랄 환상적인 SF코믹액션의 화려한 탄생!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대상, 세계 판타스틱영화제들이 먼저 반했다!!

<이웃집 좀비>가 2009년 여름, 장르영화 마니아들의 성지 부천을 뜨겁게 달구며, 최고 인기작이자 최대 화제작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관객상’, ‘심사위원특별상’ 2개 부문을 석권하며 세상에 나왔다면, <에일리언 비키니>는 일본 홋가이도 유바리현에서 열리는 제21회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그 시발점이었다. 21년 역사의 유바리영화제는 외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에일리언 비키니>에게 독립영화 경쟁부문 그랑프리와 상금 2백만 엔(한화 약 2,700만 원)을 수여했다. 이어 <에일리언 비키니>는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초청되어 3회 전 상영이 매진되었으며 이후 앵콜전까지 했으니 과연 그 인기를 실감했다. 또한 캐나다 판타지아장르영화제, 미국 판타스틱페스트, 홍콩 인디베어국제영화제 등에 초청 되는 등 세계 판타스틱영화제들의 끊임없는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오는 17일부터는 열리는 제5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 버터플라이 부문의 경쟁작으로 선정되어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감독의 자리를 놓고 겨룬다.

한편 <에일리언 비키니>는 국내 개봉에 이어 올해 10월 일본개봉도 예정되어 있어, 특히 개성 강한 장르영화 마니아들이 많은 일본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과 흥행몰이도 기대 중이다.




[ Epilogue ]

중국 진나라 때 왕질이라는 나무꾼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두 동자가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왕질이 재미가 나서 옆에 앉아 구경을 하고 있는데
한 동자가 주머니에서 귤 비슷한 것을 꺼내주었다.

그것을 받아먹고 나니 배고픈 줄 모르고 바둑을 구경할 수 있었다.
바둑이 한판 끝나자 한 동자가 도끼자루를 가리키며 자루가 썩었다고 하였다.

왕질이 자루 없는 도끼를 들고 황급히 마을로 내려와 보니 그의 집에선
마을사람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리며 제사를 준비하였다.
이상하게 생각되어 물어보았더니 이 집 주인의 증조부인 '왕질'이라는 사람이 나무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아 그 날을 제삿날로 삼았다고 하였다.

더 이상 그의 부모도 그의 자식도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 술이기 (述異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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