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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그, 저 귓것 (2009) Nostalgia 평점 9.1/10
어이그, 저 귓것 포스터
어이그, 저 귓것 (2009) Nostalgia 평점 9.1/10
장르|나라
드라마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1.08.25 개봉
90분, 전체관람가
감독
(감독) 오멸
주연
(주연) 오영순, 문석범, 양정원
누적관객
인생 뭐 있나?
내 맘 알아주는 당신이랑
노래나 한 곡조 불러제끼면 되지

여기 귀신도 안 잡아갈 네 남자가 있다. 술만 먹으면 아무데서나 누워 자는 귓것 하르방, 가수로서 성공을 꿈꾸며 서울로 상경했지만 성치 않은 몸으로 고향에 돌아온 용필, 마누라와 자식은 뒤로 하고 기타나 배우러 다니는 뽕똘과 소심한 성격의 댄서 김. 유수암 점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네 남자의 유쾌하지만 가슴 찡한 노래가 시작된다.

TIP: ‘어이그 저 귓것’은 ‘어이그 저 바보 같은 녀석” 혹은 ‘귀신이 데려가 버려야 할 바보 같은 녀석’이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입니다.

[ ABOUT MOVIE ]


그래, 고향은 언제나 거기에 있었지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산담 아래서 구슬프게 울어대는 용필에게 하르방이 남의 무덤이라고 가르쳐주는 장면은 용필이 그간 얼마나 고향에 무심했는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나의 소홀함과 무관하게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 주는 고향은 용필에게 관대하다. 그의 음악성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해 주는 동네 동생들이 있고 이런 저런 잔소리로 적당히 그의 신경을 건드려주는 어머니 같은 할망도 있다. 망가진 손가락을 위해 가내수공업으로 특수 제작된 조잡하지만 마음이 가득 담긴 피크를 건네주는 후배도 있고 가수로 자신을 초청해 주는 공연도 있다. 고향은 아직도 그를 알아주고 안아준다.

오래간만에 돌아온 고향에 점빵 대신 마트가 들어서 있고 외지인들의 카지노 공사를 위해 집들이 헐어지고, 국가정책이라며 이장을 권장 당하는 현실은 거친 세파에 휩쓸려 낙향한 용필의 처지를 닮아 있다. 하지만 <어이그 저 귓것>에서 만나는 제주도 작은 마을의 사람들의 삶의 풍경은 올레(골목길을 이르는 제주도 말)를 따라 돌고 돌던 투박하지만 따듯한 정(情)을 여전히 풍부히 품고 있는 고향을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의 노스텔지아를 자극한다.

용필은 돌아오고 댄서 김은 육지로 떠난다. 오늘도 우리의 고향은 돌아오는 이들을 말없이 안아주고 또 꿈을 찾아 고향을 떠나려는 이들을 묵묵히 배웅하며 재회와 이별의 시간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제주의 시간, 노래가 된다
<어이그 저 귓것>은 2010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이다. 영화 전반을 흐르는 제주의 민속 노동요와 용필이 부르는 포크음악은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삶에 대한 관조적 시선과 위안, 제주의 정서에 더욱 풍성한 감성으로 덧입힌다.

점빵 할망이 낮게 읊조리는 노래는 제주를 상징하는 문화적 기재인 잠녀들의 노동요로 제주 여인의 깊은 한과 설움의 정서를 담담하지만 깊은 시름으로 담아내며 자기 입으로 흥얼거리는 노래 가락에 기대 자신의 마음을 위안하던 제주 여인들의 주체적 삶의 방식을 잘 드러낸다. 반면 기타 연주에 맞춰 거칠게 질러내는 용필의 노래들은 삶을 향한 끊임없는 물음을 노래 가락에 담아 하소연하듯 뱉어내며 지친 삶을 위로 받고 싶은 용필의 마음을 대변한다.

오랜 세월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제주 전통 노동요와 뭍에서 건너온 음악인 포크 음악의 조화는 마치 과거와 현재의 시간, 섬과 육지의 시간을 연결하듯 아름답게 조율되며 <어이그 저 귓것>에 한국형 음악영화로서의 의미를 부여한다.


인생 뭐 있어?
노래나 한 곡조 불러 제끼면 되지
살아시민(살다보면) 다 살아진다

용필, 뽕똘, 하르방, 댄서 김은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가수가 되겠다며 고향을 떠났던 용필은 예기치 못한 사고로 귀향하게 되고, 자기 때문에 아내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하르방은 귓것 같은 삶을 선택한다. 뽕똘은 처자식이 있지만 가수를 향한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광령 2리에 사는 댄서 김은 진정한 댄서가 되기 위해 결국 육지 행을 택한다.

사실 <어이그 저 귓것>이라는 영화의 제목은 ‘귀신이 데려가야 할 못난 녀석들’이라는 의미지만 영화는 이들 한 명 한 명의 사연을 찬찬히 들어주고 그들의 마음을 알아준다. 서로를 귓것이라 칭하며 말끝마다 이 새끼, 저 새끼가 따라붙는 대화가 오가지만 <어이그 저 귓것>의 용필, 뽕똘, 댄서 김, 하르방, 점빵 할망은 있는 그대로 서로를 알아주고 서로를 안타까워한다.

도무지 음치라 아니할 수 없는 뽕똘에게 같이 공연 무대에 서서 기타 치는 시늉이나 하라는용필의 제안은 신선하다. 뭐 대단한 무대인가, 또 뭐 대단한 인생인가. 살아보면 살아지는 것이고 힘들면 노래나 한 곡조 구성지게 뽑아내며 노래 소리에 삶의 시름도 담아 보내면 그만이다. 각박한 인생을 살아가는 도시인들은 영화 <어이그 저 귓것> 속 제주의 시간, 제주의 사람들을 통해 덧없는 욕심과 부대낌에서 잠시 비껴 나오는 위안의 시간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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