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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2005) Hidden, Caché 평점 6.9/10
히든 포스터
히든 (2005) Hidden, Caché 평점 6.9/10
장르|나라
스릴러/미스터리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미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06.03.30 개봉
118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감독) 미카엘 하네케
주연
(주연) 다니엘 오떼유, 줄리엣 비노쉬
누적관객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시선의 끝 - 그곳에서 만나는 진실

어느날 배달된 익명의 비디오테잎 : “너는 감시 당하고 있다”

TV 문학 토론 프로그램 진행자인 조르쥬(다니엘 오떼유)와 그의 아내 안느(줄리엣 비노쉬)는 중산층 가정의 평온한 삶을 누리며 살고있다. 어느날 그들에게 자신들의 일상사를 찍은 비디오테이프와 섬뜩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긴 그림이 배달되고, 그들의 평화로운 일상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계속적으로 배달되는 비디오테이프와 그림은 점점 더 그들의 은밀하고 사적인 생활들에 관한 내용과 결부되면서 그들의 불안은 증폭된다.

감춰진 진실 끝에서 드러나는 핏빛 기억들….

범인만 찾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믿었던 그에게 과거의 잊혀졌던 기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르게 된다. 어린시절, 숨기고 싶었던 기억은 악몽이 되어 그에게 돌아오고 조르쥬는 범인을 직접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나 범인을 알아낸 순간, 조르쥬는 더욱 끔찍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데….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문제적 작가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이 우리 곁을 찾아온다


국내에서는 <퍼니게임>과 <피아니스트>로 알려진 감독 미카엘 하네케 의2005년 신작 <히든>이 우리 곁을 찾아온다. <히든>은 인간의 죄의식, 믿음, 책임감 그리고 정신적 불안과 강박에 대한 감독 특유의 도발적이고 싸늘한 시선이 담긴 영화이다. 건조하고 일상적인 톤을 유지하면서도 러닝 타임 내내 팽팽한 긴장감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새롭고도 독특한 스릴러 <히든>은 2005년 칸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서 평단의 끝없는 논쟁과 관심 속에 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칸영화제를 시작으로, 유러피안 필름어워드 최고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공히 2005년 유럽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으며, 국내에서도 부산영화제와 서울유럽영화제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한결 같은 작품 세계는 이번 영화에서도 여지없이 반영되었다. 자신의 치부 앞에서 도망쳐 버리려는 나약한 지식인 조르쥬(다니엘 오떼유)의 캐릭터는, <피아니스트>에서 자신의 제자에게 폭력적으로 지배당한 지적이고 우아한 여교수의 처연한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이렇듯 가진 자의 위선과 오만,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죄의식에서 발생하는 트라우마를 신랄하게 파고드는 하네케의 집요한 연출력은 때로는 잔인할 만큼이나 강렬하게 관객을 압도하지만, 그가 던진 날카로운 독설 뒤에는 언제나 커다란 슬픔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이번 영화는 프랑스의 국민배우 다니엘 오떼유와 줄리엣 비노쉬와의 작업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적인 명감독과 배우가 만난 영화 <히든>. 우리는 영화가 남긴 깊은 여운 앞에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극장 문을 나설 수 없는 강한 흡입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가?” 미카엘 하네케가 던지는 진실게임

"영화 안에서의 진실, 미디어 안에서의 진실, 이것은 다 조작이다. 나는 이미지 속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기법을 통해 '어떤 것이 진실인가'와 같은 질문을 관객에게 제시했다. 이런 물음은 나 스스로에게도 항상 제기하는 문제들이다. 나는 관객을 가르치려 들지는 않는다. 단지 끊임없이 자극하고 그들과 소통하려 하는 것 뿐이다."
--미카엘 하네케 인터뷰 중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잔혹한 스릴러 <히든>은 첫 번째 쇼트부터 관객을 당혹스럽게 만든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주택가 앞, 고정된 앵글로 촬영된 조르쥬의 집 앞 풍경을 3-4분이 넘도록 보고 있자면, 불쑥 한 여자와 남자의 목소리가 개입되면서 그 화면은 갑자기 리-와인드 된다. 관객은 극장에 앉아, 조르쥬의 집에 보내진 정체불명의 테이프를 보고 있는 주인공 시점 그대로 같은 화면을 보게 되는 묘한 체험을 하게 된다. 이렇듯 <히든>은 특정한 쇼트의 시점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어 버리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그 동안 우리가 미디어 안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믿고만 있었던 것들,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였던 진실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미디어에 대한 감독의 시선은 하네케 자신의 작품 세계와도 맞닿아 있다. 관객과 소통하지 못하고 왜곡된 진실을 주입시키기에 급급한 요즘의 주류 영화들이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는 그는, 자신의 영화에서 옳고 그름, 문제와 정답을 강요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도 그는 그저 화두를 풀어놓기만 할 뿐, 그 질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답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은 모두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상처를 준 자와 상처를 받은 자,
그들의 아픔에 다가가는 영화


자신의 과거를 부정하고 회피하려는 프랑스의 비겁한 지식인 조르쥬,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의 집에 살고 있던 알제리인 마지드를 모함했고, 결국 그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안겨줬다. 정작 조르쥬는 40년 동안 어떤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며 살아왔지만, 계속되는 위협을 통해 상기된 그의 과거는 사실 도망치고 싶을 만큼 부끄럽고 추악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비록 미카엘 하네케 감독은 <히든>이 지극히 개인적인 죄의식에 관한 영화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이 영화는 프랑스의 알제리 식민지 지배라는 역사적인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영화 내에서 간접적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132년간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를 받아온 알제리는 1954년부터 독립 운동을 해왔고, 1961년 10월에는 3만 명이 넘는 알제리인이 파리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했는데, 이때 200명 이상의 알제리인이 프랑스인들에 의해 세느강에 빠져 죽거나 실종되었다. 바로 그곳에 영화 속 마지드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었고, 순식간에 부모를 잃은 마지드는 조르쥬 부모님의 보살핌 속에 살게 되었다. 그러나 마지드는 조르쥬의 거짓말로 인해 그 집에서 쫓겨났고, 40년 전 그날은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다. 결국 조르쥬라는 개인의 과오는 한 나라의 용서 받아야 할 과거를, 4세대 동안 되풀이 된 식민지 지배의 상처를, 그리고 지금까지도 되풀이 되는 프랑스 내 이민자 차별에 관한 담론들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힘의 논리에 의해 국가적으로 자행된 악행들과, 그것에 의해 남겨진 치유할 수 없는 상처들. 하네케는 <히든>을 통해 그 상처의 내면을 깊숙이 파고들어, 역사적 과오와 한 지식인이 경험하게 되는 불안과 공포를 교묘히 엮어낸 날카로운 심리 스릴러를 만들어냈다.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의 절묘한 앙상블

프랑스의 국민배우이자 우리나라에서는 <제 8요일>의 배우로 잘 알려진 다니엘 오떼유. 그는 이미 <제 8요일>에서의 열연으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이번 작품 <히든>을 통해 유러피안 필름어워드의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평범한 얼굴 뒤에 숨겨진 추악한 본성이라는 인간의 이중성과 불안감을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완벽하게 표현해낸 다니엘 오떼유. 모든 것들에 언제나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다가가려는 지식인 조르쥬가 자기 안의 모순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정신적인 공황과 충격은 그가 아니었다면 이끌어내기 쉽지 않은 감정선 이었을 것이다. 하네케 스스로도 이 시나리오는 오떼유를 염두해 두고 썼다고 언급했을 정도로 연출자 역시 배역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던 것.

할리우드영화와 유럽영화 사이를 오가며 매 작품마다 뛰어난 집중력과 다양한 연기의 스펙트럼을 선보이는 줄리엣 비노쉬에게 <히든>은 <미지의 코드> 이후 미카엘 하네케와의 두 번째 작품이다. 이번 영화에서 그녀는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 하는 남편을 가진 아내 안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남편의 숨겨진 아픔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때로는 그를 의심하며 격분하기도 하는 그녀의 모습은, 조르쥬를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과 가장 일치된다고 볼 수 있을 만큼 설득력 있었다.

이들을 이끄는 미카엘 하네케의 연기연출 방식은 그의 영화가 그렇듯 언제나 열려 있지만 때로는 난해하다. 심지어 그는 배우들이 맡은 배역이 어떤 역할인지 조차 설명해 주지 않는데, 그것은 그가 배우들에게 느끼는 신뢰에 기반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다니엘 오떼유와 줄리엣 비노쉬 역시 그러한 작업 방식에 만족하며 촬영에 임했다. 연출자의 특별한 디렉션이나 캐릭터에 대한 부연설명 없이 그저 대본을 읽고 그들이 이해하는 대로의 연기를 펼쳐냈으며, 과연 그들의 연기는 평단의 찬사를 받을 만큼 창의적이며 안정적이었다.

<히든>이 기존 스릴러물의 컨벤션을 빗겨가는, 형식의 파괴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완벽에 가까운 작품 완성도를 보여준 이유는 바로 세계적인 감독과 배우의 절묘한 호흡과 노련한 작업 방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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