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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가족 (1998) The Quiet Family 평점 7.5/10
조용한 가족 포스터
조용한 가족 (1998) The Quiet Family 평점 7.5/10
장르|나라
코미디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1998.04.25 개봉
103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감독) 김지운
주연
(주연) 박인환, 나문희, 최민식, 송강호, 이윤성, 고호경
누적관객
코믹잔혹극
시끄러운 건 우리가 용서못하지.
조용한 산장에 오신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서로에 대한 무관심으로 늘 조용한 한 가족이 산장을 개업하느라 떠들썩하다. 이정표를 박고 간판을 달고 손님 맞을 채비를 끝낸 이 산장에 드디어 첫 손님이 등장한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첫 손님은 싸늘한 시신이 되어 있다. 신분을 알 수 있는 지갑도 남아 있지 않은 이 사태를 두고 가족들은 모두 긴장한다. 부모는 전과 기록이 있는 아들을 의심해 보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아들은 불신과 보호를 동시에 받는다. 다음 투숙객도 하필이면 이 곳을 동반자살로 택한 남녀이다. 다음날 이 남녀도 시신이 되어 방안에 누워 있고 가족들은 모두 경악하지만 두번째 매장을 조용히 마친다. 하지만 동반자살을 했던 남자가 살아나고 가족 중 한 명이 얼떨결에 남자를 살인한다. 살인 현장에 함께 있었던 가족은 지켜야 할 비밀이 또 하나 늘어난 상황인데...

한국영화사에 괴담영화는 하위장르로 맥을 이어왔다. 그리고 다른 대중문화에도 괴담은 배회한다. (라디오극이었던 <전설따라 삼천 리>와 TV극인 <전설의 고향>.) 국가 주도의 강제화된 근대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고 떠도는 혹은 해소를 기다리는 전근대적 망령들의 이야기를 판타스틱한 서사에 담은 셈이다.
<조용한 가족>이 개봉되면서 한국 공포영화에 관한 특집이 영화 전문잡지에서 기획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근대성에 잠복되어 있는 매우 시끄러운 가족 중의 한 명인 전근대적 귀신을 다루는 6,70년대 한국의 공포영화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조용한 가족>은 현대영화의 감성과 감수성을 가진 젊은 관객들을 유혹한다. 양식화된 연기, 간결한 촬영 스타일, 빠르게 진행되는 삽화들 속에 등장하는 번잡한 인물군상에 대한 표면적 접근 등이 그 유혹술에 포함될 것이다.
김지운은 동시대 영화관객들의 심상에 흔적을 남긴 서구영화들(<아담스 패밀리>, <쉘로우 그레이브> 등)의 부조리한 유머를 뒤섞어 관객에게 '잔혹 코미디'라는 틀로 이 영화를 봐줄 것을 권유한다. 이 잔혹 코미디 속에서 송강호를 비롯한 개성있는 배우들은 무덤을 파고 덮고 다시 이리저리로 옮기는 고된 일정 속에서도 가족이라는 구성원들의 불온한 욕망이 자아내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날카롭게 표현한다. 틈틈이 영화는 이 가족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상황을 넌지시 지시함으로써 동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공모와 공감을 요구한다. 예컨데 IMF 이후의 가장의 실직과 전업, 초반부 '안가 산장'이라는 잘못된 표기, 공비 탈출사건 등. 이밖에도 한 평론가(심영섭)는 얕게 판 무덤에서 드러나는 시체군에서 광주를 읽기도 한다.
이 영화를 기존의 한국 괴담영화와 결정적으로 구분짓는 점은 관객들에게 영화 속에서 펼쳐진 사건의 현실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시키는 장치에 있다. 말하자면 서구의 판타스틱 양식의 영화에 내장된 관객의 망설임과 주저(영화 속 사건이 과연 현실인가 아니면 환상인가?)를 유도하는 구조가 <조용한 가족>에서도 발견된다. 이 영화를 시작하는 나레이터이면서 또한 영화를 마감하는 시선의 최종적 소유자인 미나는 하릴없이 TV에만 몰두해 있다. 그렇다면 <조용한 가족>은 이 조용하지만 괴상한 소녀의 심심한 TV드라마나 권태로운 산장생활에서 잉태된 판타지인가?
(1998년 제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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