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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

플레이어 예고편 외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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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2018)
Tiny light | 평점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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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빛(2018) Tiny light 평점 7.5/10
장르|나라
드라마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20.01.23 개봉
90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감독 조민재
주연
주연 곽진무, 변중희, 김현, 신문성
누적관객
2,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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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뇌수술을 받아야 하는 진무는 수술 후에
기억을 잃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기억해야 하는 것을 캠코더에 담기 시작한다.
진무는 그 과정에서 가족들에 대한 기억과
기억나지 않던 아버지를 떠올린다.

[ PROLOGUE ]

“빛에 대한 긍정성을 담고 싶었다.
할머니 집 근처 방둑에 올라가서 풍경을 둘러봤다.
밤이었는데 집들마다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 집뿐만 아니라,
다른 집들도 각자의 빛과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빛으로 연결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형광등에 매단 새로운 빛과 가족들이 지닌 각자의 작은 빛들이
깜박깜박 서로에게 스며들길 바랐다.”

조민재 감독




[ HOT ISSUE ]

2019년 <우리집><벌새><메기>로 이어진
‘독립영화 뉴웨이브’ 열풍을 이을 또 하나의 기대작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 & 무주산골영화제 대상, 평론가상 2관왕!
2020년 가장 맑고 단단한 데뷔작의 탄생!

매해 독창적인 영화적 상상력과 독보적인 스타일로 무장한 독립영화들이 사랑을 받아왔지만 2019년은 ‘독립영화 뉴웨이브’ 흐름이라 불릴 만큼, 독립영화가 두드러진 해였다. 2019년 8월 22일 개봉하여 그 흐름의 문을 연 <우리집>은 아이들의 세계를 섬세하게 담아내어 호평받았던 <우리들> 윤가은 감독의 신작으로,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의기투합한 동네 삼총사의 여정을 담아내어 사랑받았다. 바로 연달아 개봉, 전 세계 44관왕, 관객 수 14만 명을 동원하며 그야말로 독립영화의 저력을 보여준 <벌새>(2019년 8월 29일 개봉) 또한 이러한 흐름에 한몫을 해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선정, ‘2019 올해의 독립영화’로도 선정된 <벌새>는 “새로운 감각으로 영화를 봐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영화. 독립영화 저변 확대에 큰 몫을 담아냈고 활력을 부여했다”라는 평을 받을 만큼 독립영화 팬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감각적인 스타일로 믿음에 관한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스크린에 구현해낸 <메기>(2019년 9월 26일 개봉)가 2019년 독립영화 열풍의 마지막 주자로 관객들을 만났다. “비교 불가능한 색깔을 가진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독립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 받을 <작은 빛>은 뇌수술을 앞둔 ‘진무’(곽진무)가 흩어져 있던 가족들의 모습을 캠코더에 담으며 기억나지 않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마주하는 가족 드라마로,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을 수상하며 2020년 가장 고집스러운 독립영화의 탄생을 알렸으며, 제7회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대상)과 영화평론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탄탄한 영화적 구성에 대한 극찬을 받았다. 제7회 무주산골영화제 ‘뉴비전상’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정성일 영화평론가, 장률 감독, 이동하 영화사 ‘레드피터’ 대표는 “작은 이야기로 모든 등장인물의 마음을 마법처럼 담아낸 영화”라는 호평을 남겼으며, ‘영화평론가상’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병규, 정지혜, 홍은미 평론가 또한 “자신만의 영화적 리듬과 운동을 영민함과 뚝심으로 밀어붙여,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가족, 상실,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줬다.”라는 평을 통해 <작은 빛> 특유의 맑고 단단한 기운에 대해 언급했다.

“명멸하는 가녀린 빛 속에서 이미지들을 부여잡는 태도 속에서, 굳건하지만 부드럽고 과묵하면서도 소박한 근성이랄까 기품 같은 것을 보게 된다. 비록 첫 작품이기는 하지만 서사를 전달하기 위해 조급하지 않고, 영화 속 체험에 깊이 잠입해 그 정서적 경험에 우리를 조응시켜가는 뚝심에서 그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송효정 평론가)는 평처럼, 앞으로의 영화적 세계가 더욱 기대되는 조민재 감독의 데뷔작 <작은 빛>은 결연한 마음과 단단한 기운으로 2020년 독립영화 팬층의 마음을 두드릴 단 하나의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전적인 기억으로부터 완성된
가장 뿌리 깊은 가족 이야기
세상 도처에 널린 가족 이야기를 새로 쓰는 영화

조민재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된 <작은 빛>은 세상 도처에 널린 익숙한 가족 이야기를 새롭게 써 내려가는 영화다.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이 빚어내는 드물게 섬세한 감정의 리듬이 어떤 진부한 설정도 새롭게 감각하게 만든다. “내게 자전적인 영화란 결국 존재에 대한 고민을 의미했다. 내 과거가 없어지면, 내가 만약 과거가 없는 사람이라면 과연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는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질문들이 떠올랐고 내가 기억을 잃었을 때 그 상실을 채워주고 회복하게끔 도와주는 사람들은 가족들, 곁에 있는 사람들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제작 의도를 전한 조민재 감독은 그간 수많은 미디어에서 보아왔던 ‘자연스러운 가족’의 모습이 아니라 ‘어색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 더욱 큰 공감대를 형성한다. “우리 가족은 떨어져 산 지 오래되었고 만나면 어색하다. 어릴 때처럼 장난을 치지도 않고 이미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기에 현재에 대해 말하기도 거북하다. 예전처럼 '우리는 당연히 가족이니까'라는 말로 묶인다기보다는 이제 저 사람은 그의 삶이 있고 나는 내 삶이 따로 있다는 느낌이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하고 보잘것없는 일상처럼 보이겠지만 실은 그 일상을 지탱하기 위해 매일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그런 당신의 삶을 내가 지지한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는 그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작은 빛>은 지난한 가족사를 담고 있음에도 담담하게 일상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큰 울림을 선사한다. 실제 가족들의 집에서 촬영하여 현실감을 극대화한 조민재 감독은 독하다 싶을 정도로 강인하게 자신의 기억과 마주함으로써 잊을 수 없는 엔딩을 만들어냈다. “아버지 산소를 직접 보는 순간 고여진 기억들끼리 충돌이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흙덩이를 보고 왜 이렇게 그동안 아버지를 미워했는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작은 빛>을 찍고 나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라는 소회를 전한 그는 자신과 끝까지 싸워낸 끝에 오랜 시간 드리워져 있던 큰 그림자를 통과하도록 이끄는 <작은 빛>을 완성해냈다. 영화 속 곳곳에 담긴 ‘작은 빛’은 정성껏 하루하루를 가꾸는 모든 가족들에게 가닿아, 따스한 기운을 건넬 것이다.


전에 본 적 없는 완벽한 리얼리즘
곽진무 X 변중희 X 신문성 X 김현
극사실주의 연기로 모두를 사로잡다!

다리가 하나 빠진 서랍장, 퀴퀴한 곰팡이로 가득한 얼룩진 벽, 청테이프로 덕지덕지 연결한 전선 위로 작게 빛나는 형광등 등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의 모습을 단 하나의 이미지로 보여주는 듯한 사실적인 배경이 극의 현실감을 더하는 <작은 빛>은 독립영화계를 종횡무진 활약하는 독립스타들의 극사실주의적인 연기가 더해져 몰입감을 높인다. <범죄의 여왕>,<서부전선>,<분노의 윤리학> 등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비추었으며, 단편영화 <동心>에서 류준열, 최희서, 주예린과 함께 극의 흐름을 이끌어 나가며 주목받은 배우 곽진무가 뇌수술을 앞두고 가족들의 이야기와 얼굴을 캠코더에 담아내는 ‘진무’ 역을 맡았다. 영화모임을 통해 조민재 감독과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던 곽진무 배우는 “개인적으로 곽진무 배우와 삶이 맞닿는 지점이 많다. 워낙 오랜 시간 함께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부분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할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진무’ 역으로 염두에 두었을 만큼 캐스팅 1순위로 <작은 빛>에 합류했다. 제19회 전북독립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 "캐릭터의 입체성을 살린 자연스러운 몸짓과 호흡, 시선을 통해 주변 인물들의 고뇌와 공기의 흐름까지 잘 포착한 연기"라는 호평을 받았다. 죽은 남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엄마 ‘숙녀’ 역에는 학교 선생님으로 오랫동안 교직에 있다가 교육극단 ‘푸른 숲’에서 연극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맞이한 변중희 배우가 맡았다. 조민재 감독의 어머니와 함께 만나 그간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 변중희 배우는 “저의 엄마와 같다고 느낄 정도였다. 장면마다 연기 톤이 달라져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노력해주셨다. 나중에는 어떤 캐릭터로서가 아니라, 진짜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조민재 감독이 극찬할 만큼, 진실한 연기를 선보였다. "김현 배우를 만나자마자 '곽현’을 마주한 것 같았다. 김현 배우가 이미 제 영화에 들어와있었다."라며 조민재 감독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은 김현 배우는 극단 ‘모시는 사람들’에 입단하여 연극 [사랑별곡], [육쌍둥이], [심청전을 짓다] 등으로 이름을 알린 베테랑 배우. 이후에도 드라마 [톱스타 유백이]에서 엄마 ‘양방실’ 역, [위대한 쇼퍼]에서 ‘수현’의 모친 ‘양미숙’ 역으로 극의 활력을 더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으며, 영화 <카트>,<생일>,<유열의 음악앨범> 등으로 스크린에서도 열연을 펼쳤다. <작은 빛>에서는 누나 ‘곽현’ 역으로 출연,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들을 키우면서 강인하게 살아가는 연기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최근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까불이 아빠’로 브라운관을 사로잡은 신문성 배우는 <작은 빛>에서 세차장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꾸려가는 이복 형 '정도’로 변신했다. 그간 영화 <생일>,<변산>,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아스달 연대기]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일상의 모습을 담담히 담아낸 자연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조민재 감독 또한 “딱 제 형 같았다. 나의 마음을 그대고 반영한 것처럼 만들어내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전해 기대감을 더한다. 현실인지 영화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리얼리즘의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배우들의 열연이 기대를 높이는 영화 <작은 빛>은 오는 1월 23일 개봉한다.




[ DIRECTOR’s NOTE ]

“흉물스럽게 방치된 근원을 부정할 것인가 인정하고 정리해 나갈 것인가”
질문은 단출했지만 답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반월공단에 해가 뜨고 있었다. 퇴근과 동시에 출근 카드를 찍고 부장과 커피를 마시러 나갔다. 밤새워 마신 커피 때문에 입속이 아려서 종이컵만 돌리고 있는데 부장이 끈적한 입을 뗐다. 사십 대의 그는 앞으로 20년은 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이십 대의 나는 앞으로 40년을 더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깐 쉬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과거 소설을 쓰고 싶어서 회사를 관둔 적 있었다. 한 달 만에 좁은 고시원 방의 텁텁한 고립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도망쳤다. 과거의 실수를 답습할 수 없어서 1년 동안 준비를 하고 7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했다.

창신동에 터를 잡았다. “창신동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개새끼외다”라는 낙서가 벽에 있을법한 꼭대기 그 집에서 해가 지면 일어나 긴 시간 몸에 가시처럼 박힌 노동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자기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파편들은 내 몸속 깊이 들어와 나를 병들게 했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어디론가 떠나야 했다. 나는 고향으로 떠났다. 사촌 집에서 머무는 동안 늦은 밤 일어나 바다를 보고 낮에는 잠만 잤다. 일 없이 보낸 긴 시간은 하루를 보낸 듯 지나가고 떠나기 전 사촌 형의 권유로 묘지를 갔다. 8년 만에 아버지 조 완택의 산소를 보았다. 깊숙이 고여있던 기억에 파동이 일어났다. 나에게 전진해온 그 파동에 대한 글을 쓰고 싶어졌다.

몸속에 박힌 흐릿한 기억들이 빠지지 않았다. 어머니 김 명선을 찾아갔다. 명선은 비교적 선명하고 촘촘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명선과 함께 연민과 증오가 섞인 기억을 꿰매가며 밤새도록 이야기를 매만졌다. 형 조 승제와 누나 조 은혜를 만나야 했다. 오랜 시간 오감이 없어 부담스러웠지만 두 사람 모두 서로를 건드리지 않는 영역에서 거리를 두고 말을 했다. 승제는 자신이 마주해야 하는 문제를 직면하며 살아가고 있었고 간직한 아버지 사진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은혜는 나에게 아무런 기억도 보여주지 않았다. 은혜의 집을 들르고 승제의 집에서 하루를 보냈다. 거리가 가까워진 우리는 인심 쓰듯 서로의 삶을 훈계했지만 각자 자신의 공간을 일구고 버티며 살아가는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만으로 각자의 삶을 존중했다.

소설 형식의 트리트먼트 작업이 끝나고 시나리오 초고를 들고 곽 진무를 찾아갔다. 진무는 자신의 답할 수 없는 삶의 순간을 반추해서 영화 <환상의 빛>을 발제했었는데 그것이 기억에 남았었다. 진무는 자신이 오랫동안 해왔을 질문과 답을 내게 들려주었고 가장 두려워했던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을 해소해주었다. 누나 김 현을 찾아갔다. 연극 무대에서 유연하고 강인하게 움직이는 그 모습에서 반드시 같이 작업하고 싶었다. 현의 소개로 형 신 문성을 만났다. 짧은 대화에서 거리감과 특유의 가벼움이 느껴졌다. 그것을 끝까지 밀어붙여 고립시키고 싶었다. 어머니 변 중희는 이 나연 피디를 통해 소개받았다. 커다란 나무가 박혀 있는 듯 강한 힘이 느껴졌다. 그 힘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지만 여러 번 고민 끝에 어머니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영역에 두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 들었다.
자전 영화를 만드는 것은 기억을 서사로 변환하는 것에 중심을 두는 것은 의미가 없고 행위 자체를 형식으로 변환하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서 행위란 부동적인 단면들에 운동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다양한 형식과 진무의 상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처음 사용된 형식은 진무가 사진사라는 설정이었고, 진무가 포토샵을 이용해 사진을 합성하고 과거와 현재의 이미지를 충돌시키는 장면과 카메라 플래시를 이용해 가족들을 감싸 안는 장면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단면들을 충돌시키고 공간을 중첩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 이외 더 확장하기 어려웠다. 다시 형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사진사라는 직업을 삭제하고 내가 가장 오랜 직업으로 삼았던 선반공을 진무의 직업으로 택했다. 이것은 몸으로 체득된 언어로만 글을 쓰겠다는 다짐과 연관이 있다.

캠코더는 즉물적 운동성 때문에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간단한 발상이었지만 확장성이 좋았다. 캠코더는 영화의 중요한 설정인 제 체감한다는 것과 공간을 나눌 수도 있었고 이을 수도 있었다. 기억의 단면을 다른 공간에서 제 체감하는 행위를 인위적인 캠코더와 카메라 질감으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기틀을 세우고 서사적으로 역사가 담긴 공간(어머니 집)에서 진무가 오래전 몸에 담긴 행동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활기를 잃은 가을 공간에서 강인한 생명력이 뻗치는 여름 공간으로 넘어가는, 공간을 타고 가는 장을 만들었다. 그 속에서 인터뷰 장면은 아버지와 진무가 뒤섞인 장면이 필요했고 질감 차이로 분리했던 학습을 그대로 증폭 시켜 공간을 나눴다. 공간을 만들어 나갈 때 자연스럽게 반사된 이중 공간을 생각했지만 배제하고 오히려 반대로 상이 맺힌 듯한 유리 너머 단일 공간을 이용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질문이 없었다. 질문을 만들기 위해 기억상실을 넣었다. 과한 설정이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보다 더 정확하게 질문을 관통하는 딜레마를 찾을 수 없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필름으로 촬영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데이터 픽셀 알갱이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캠코더 영상과 현상된 필름에 빛 자체가 투과되어 만들어지는 환영이 충돌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많아 쉽게 포기했다.

촬영은 금방 흘러갔다. 끝 무렵 제작비가 남아있지 않아서 시나리오를 수정하던 순간을 제외하곤 아무 기억이 없다. 모든 것이 끝나고 창신동 집으로 돌아왔을 때 마음에 있던 커다란 조각이 빠져나가 공허했다. 하지만 그 순간의 틈도 없이 잔금을 해결하기 위해 일용직을 나갔다. 편집이 끝나고 기획했던 대로 제작되었지만, 혹평이 쏟아졌다. 그 말들은 영화에 대한 부정이었지만 나 자신을 부정하는 거 같아 더욱 숨겨두었다. 1년이 지나갔고 상영 기회를 얻지 못했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영화를 함께 만들었던 사람들이 모여 보았고 그들의 반응에 촉각을 세웠다. 커지는 반응에 혼자만의 것이라고 숨겨두었던 것이 창피했다. 미싱사인 어머니는 우연한 기회로 시네마달에서 제작하는 하는 작품에 참여하셨다. 뒤풀이 자리에서 앞사람에게 집요하게 <작은 빛>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 앞사람이 시네마달 김 일권 대표님이었다.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고 오면 배급을 해주겠다는 말을 듣고 방치해 두었던 영화를 거침없이 다시 정리해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영 기회를 얻었고 이 영화로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소통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들어 버렸다고 자책하던 시기, 그 순간들은 비루한 활자에 휘둘렸을 때, 사십만 원이 아까워서 날아간 영화 파일 복구를 고민할 때, 상영 기회를 얻지 못했을 때, 매번 좌절했고 더욱 숨었다. 그 순간들을 온전히 같이 견뎌준 이 나연, 언제나 고민을 함께 나누고 공감했던 곽 진무 그리고 이유 없이 믿어 주었던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질문은 단출했지만 답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흉물스럽게 방치된 근원을 부정할 것인가 인정하고 정리해 나갈 것인가 영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 동안 따라다니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해 도망 다니던 순간이 있었지만, 영화를 만들며 모인 여러 사람의 의지가 끝까지 답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진무는 깊숙이 뿌리박혀 버티고 있는 것을 마주하고 손수 짊어지는 선택을 했다. 그 선택은 진무의 몫이다. 같은 역사를 지나온 가족들이 서로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이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각자의 몫만큼 감당하며 비교적 평안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 EPILOGUE ]

“진무는 깊숙이 뿌리박혀 버티고 있는 것을 마주하고
손수 짊어지는 선택을 했다.
그 선택은 진무의 몫이다.
같은 역사를 지나온 가족들이 서로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이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각자의 몫만큼 감당하며
비교적 평안하게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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