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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전쟁 (2018) Untold 평점 7.2/10
기억의 전쟁 포스터
기억의 전쟁 (2018) Untold 평점 7.2/10
장르|나라
다큐멘터리
한국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20.02.27 개봉
79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감독) 이길보라
주연
(주연) 응우옌 티 탄, 응우옌 럽, 딘 껌
누적관객

그곳엔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화려한 휴양도시 베트남 다낭에서 20분이면 닿는 마을,
매년 음력 2월이면 마을 곳곳에 향이 피워진다.
1968년, 한날 한시에 죽은 마을 주민들을 위해
살아남은 이들은 위령비를 세우고 50여 년간 제사를 지내왔다.

“내가 똑똑히 봤어. 한국군이었어”

그날의 사건으로 가족들을 모두 잃은 탄 아주머니,
그날의 현장을 똑똑히 목격한 껌 아저씨,
그날 이후 전쟁의 흔적으로 두 눈을 잃은 럽 아저씨는
지금껏 숨겨온 기억을 꺼낸다.

[ HOT ISSUE ]

참전 군인이었던 할아버지의 침묵으로부터
‘베트남 전쟁’의 숨겨진 기억을 꺼내다!
50년의 시간을 건너 전하는 그날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영화 <기억의 전쟁>은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의 손녀인 이길보라 감독이 할아버지의 침묵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베트남에서 듣게 된 50여 년 전 그날의 기억을 담아낸 작품. 화려한 휴양도시 베트남 다낭에서 20분이면 닿는 마을, 그곳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담아낸 <기억의 전쟁>은 그간 한국 사회에서 비밀처럼 감춰왔던 기억들을 스크린에 펼쳐낸다. 

이길보라 감독은 맹호부대 장교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고 스스로를 ‘참전 용사’라고 칭했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기억의 전쟁>을 기획했다. 국가로부터 받은 훈장과 표창장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베트남 전쟁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던 할아버지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한 오랜 투병 끝에 돌아가실 때까지도 끝끝내 침묵했다. 할아버지의 말버릇에 따라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내뱉던 이길보라 감독은 베트남 여행지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이야기에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 전쟁이 얼마나 더러운 전쟁이었고 그곳에서 무고하게 죽은 민간인의 생명이 얼마나 어머어마한 것이었는지, 현재 한국 사회는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해 얼마나 침묵하고 있는 것인지 그때는 잘 알지 못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알게 된 이야기는 나의 기억과도, 할아버지의 기억과도 너무 다른 이야기였기 때문에 한동안 나의 모든 것을 휘청휘청하게 만들 정도로 온 마음을 짓눌렀다.”라고 고백한 이길보라 감독은 그 기억의 차이를 알기 위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들의 목소리를 카메라 안에 꾹꾹 담아낸다. 

그날의 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탄 아주머니, 그날의 현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껌 아저씨, 전쟁의 흔적으로 두 눈을 잃은 럽 아저씨, 그리고 나는 살인마가 아니라며 시위하는 참전 군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서 있는 ‘우리 모두의 불행의 역사’와 마주하게 된다. “이 영화를 준비하던 초반에는 할아버지가 너무 미웠고, 가해자임에도 큰소리치는 참전 군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영화를 완성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보면 그들 역시 또 하나의 피해자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국가의 부름을 거역할 수 없었기에 푸른 청춘을 바쳤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라는 이길보라 감독의 이야기는 <기억의 전쟁>이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현재 세대들의 첫걸음이 될 것임을 암시한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5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묵인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 단호한 메시지를 전할 <기억의 전쟁>은 또 하나의 필람 무비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농인 부모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데뷔작 
<반짝이는 박수소리> 이길보라 감독의 완벽한 변신!
철저하게 객관적인 시각으로 서로 다른 기억을 담아내다!
농(청각 장애) 부모 밑에서 ‘입말 보다 손말’을 먼저 배우고 자란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낸 데뷔작 <반짝이는 박수 소리>로 반짝이는 감수성을 보여주었던 이길보라 감독. 나이 어린 여성, 농인 부모, 아시아인 등 자신을 규정하는 다양한 정체성을 ‘소수자’라는 범주로 국한시키지 않고 ‘다양성’의 세계로 확장하며 폭넓은 시각을 선보였던 그가 ‘베트남 전쟁’이라는 묵직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정치적 문제를 다룬 대담함과 동시에 우아한 접근법을 보여줬다.”(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 심사위원 특별언급), “담담한 방식으로 무겁고 뜨거운 테마를 전한다. 툭툭 제시되는 증언들과 공간들이 부딪히며 팽팽한 서사를 만들어낸다.”(제1회 평창남북영화제)라는 호평을 받은 <기억의 전쟁>은 철저하게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우리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 것인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자신의 몸에 새겨진 기억을 이야기하는 희생자, 참혹한 기억을 묻어버리는 참전 군인, 외교 문제가 우선인 한국과 베트남 정부,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무관심했던 우리들의 시선까지,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서로 다른 기억을 하나하나 상기시키며 강렬한 여운을 전하는 <기억의 전쟁>은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로부터 가장 거시적인 담론을 만들어나갈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문제, 거시적이고 큰 거대 담론을 이야기해야지 왜 너의 개인적인 이야기, 가족의 이야기를 찍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모든 이야기는 개인의 시선으로부터 파생되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개인적이면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라는 포부를 표한 이길보라 감독은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시작하여 50여 년의 긴 역사를 관통하는 영화를 완성해냈다.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뜨겁게 설득하려 하기보다 고요하게 베트남 중부에 위치한 한마을로 관객들을 이끄는 <기억의 전쟁>은 2020년 새해 극장가에 새로운 화두를 던질 단 하나의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 감독 X 여성 프로듀서 X 여성 스태프
ALL 여성 제작진의 빛나는 감수성!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바라보는 섬세한 시각

“사실 지금까지의 공적 기억의 대부분은 남성들의 이야기였다.
그들의, 그들에 의한, 그들을 위한 이야기들이 공적 기억의 기반을 이루어 왔다면 이에 대항 축을 이루는 이야기를 하려는 사람들 역시 남성들인 경우가 많고 ‘다른 기억’의 내부에 존재하는 ‘또 다른 기억’들이 왜곡되고 간과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이야기가 전쟁에 관한 것이라면 더더욱 남성들의 영역이며 남성들의 발언 지구라고 생각했던 것이 기존의 관념이었다.”
- 김현아 [전쟁과 여성] 여름언덕, 2004

<기억의 전쟁>은 여성 감독, 여성 프로듀서, 여성 스태프까지,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제작진의 남다른 시각을 마음껏 담아낸 작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바라보는 섬세한 시각은 물론, 지금까지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전쟁의 흔적을 여성의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길보라 감독은 <기억의 전쟁>이 전원 여성들로 구성된 제작진이었기에 완성할 수 있었던 영화라고 이야기한다. 여성, 청각 장애인, 시각 장애인 등 그간 역사에서 배제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이길보라 감독은 “베트남에 갔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군대에 가본 적도 없는 어린 여성인 네가 전쟁에 대해서 뭘 알아’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먼저 죽는 건 여성과 장애인, 아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발화되지 못한 채 떠다니고 있는 이야기들을 담아내는 것이 저의 몫이라고 생각했다.”라는 기획의도를 통해 왜 ‘전원 여성 제작진’이어야 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나아가 여성 제작진이었기에 가능했던 지점들도 있었다. 그날의 트라우마로 인해 여전히 한국 남성을 두려워하던 ‘탄 아주머니’는 한국에서 건너온 제작진들을 딸처럼 여기며 그간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자신이 목격한 것을 그림으로, 손짓으로, 표정으로 전하던 ‘껌 아저씨’의 ‘손말’을 누구보다 빠르게 이해한 이길보라 감독은 껌 아저씨의 이야기를 마을 주민들에게 역으로 전해 남다른 신뢰 관계를 쌓기도 했다. 

공식적인 역사로 기록되지 못하고 주변화되어 허공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던 기억들을 섬세한 시각으로 담아낸 <기억의 전쟁>은 베트남 전쟁을 넘어,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동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전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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