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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페리아 (2018) Suspiria 평점 6.4/10
서스페리아 포스터
서스페리아 (2018) Suspiria 평점 6.4/10
장르|나라
공포
미국, 이탈리아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9.05.16 개봉
152분, 청소년관람불가
감독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주연
(주연) 다코타 존슨, 틸다 스윈튼, 클로이 모레츠, 미아 고스
예매순위
예매 69
누적관객

"...빠져든다"

마담 블랑의 무용 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위해
미국에서 베를린으로 찾아온 소녀 수지
그리고 그 곳에서 겪는 기이하고 놀라운 경험

[ About Movie ]

공포 걸작의 재탄생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꿈을 현실로

영화 ‘서스페리아’는 마녀들의 소굴인 무용 아카데미를 찾은 소녀를 통해 미지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광란의 무대를 그린 공포영화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아이 엠 러브’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솔직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며 감성 장인이라 불리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많은 기대를 모았다.

여름 캠프를 떠났던 이탈리아 북부의 한 마을에서 처음 ‘서스페리아’의 포스터를 보고 잊지 못할 충격에 빠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13살이 되었을 때 저녁 식사 도중 TV에서 마침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영화는 상상 이상이었고 그 광기에 완전히 사로잡혀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되었다. 성인이 되면 꼭 본인 버전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며 감독의 꿈을 키워왔고 40여 년 만에 그 꿈을 현실로 옮기게 되었다.
감독은 “원작 포스터를 보자 바로 빠져들었다. 몇 년 후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이후 원초적인 영감이 되었고 한 번도 잊은 적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원작에 대해 “원작은 제어되지 않은 자유이자 감성의 충격이었다. 영화가 어떻게 강력한 무기가 되어 한 사람의 내면에 충격을 주는지 가장 생생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1977년 원작 ‘서스페리아’는 이탈리안 지알로 필름의 거장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디자인과 감각적인 색감의 미장센으로 지금까지도 그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명작 공포영화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번 ‘서스페리아’는 원작의 세계관과 전체적인 흐름을 제외한 대부분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 리메이크가 아닌 커버 버전으로 완성해 오랜 염원을 실현시켰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원작과는 또 다른 탄탄하고 복합적인 스토리를 구축하고 여기에 독특한 비주얼과 현대적인 색감을 더했으며, 감독 고유의 감성으로 각 캐릭터의 개성을 더해 인간 본질의 불안하고도 변화무쌍한 모습과 그들이 만들어낸 역사를 그려낸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를 통해 잘 알려진 다코타 존슨과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로 ‘옥자’와 ‘설국열차’ 등 한국영화와 최근 국내 CF 출연 등으로 익숙한 틸다 스윈튼이 주연을 맡았다. ‘님포매니악’을 통해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미아 고스 그리고 클로이 모레츠까지 쟁쟁한 배우들이 합류해 영화를 새로운 매력으로 완성했다.


원작 그 이상의 충격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상 속 다양한 의미

‘서스페리아’는 원작을 바탕으로 단순 리메이크가 아닌 새로운 설정과 스토리의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됐다. 제작진은 리메이크 판권을 얻기까지도 1년 이상이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밀고 나갔다.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온 프로듀서 마르코 모라비토는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오랜 숙원을 풀도록 도와주었다. ‘셔터 아일랜드’, ‘조디악’, ‘블랙 스완’에 참여했던 브래들리 J. 피셔도 제작에 참여하였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2015년 ‘비거 스플래쉬’로 함께한 데이비드 카이가니크를 작가로 섭외했다.

작품 제작 초기에 작가와 감독은 새 작품이 1977년의 배경이라는 데 동의하고 사회적 배경을 스토리에 깔아놓되,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 특유의 미학적인 부분과 정반대를 추구하기로 했다. 시나리오는 ‘수지’라는 젊은 미국인 무용수가 아카데미에 들어왔다가 마녀들의 집회에 비밀스럽게 이끌린다는 점에서 원작과 출발점이 동일하다. 하지만 원작이 남서부 독일의 소도시 프라이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것에 반해, 리메이크작은 냉전 시대의 베를린에서 극좌파 세력 바더 마인호프 집단의 테러가 극에 달했던 시점을 배경으로 삼았다. 여기에 주인공이 ‘마담 블랑’이 이끄는 무용 아카데미에 눈을 뜨는 것은 앞으로 그들에게 닥칠 이념이 절충된 사회로 반영하였다.

영화 배경의 상당 부분을 바더 마인호프의 세력이 극에 달했던 마지막 몇 주의 베를린으로 옮긴다는 것은 영화 속 주요 공간인 무용 아카데미가 파시즘과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사회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 당시 독일 젊은이들 사이에선 기성세대가 전시에 유럽 전역에 저지른 행위 때문에 분노하고 있던 시기였고, 기성세대들은 책임감조차 없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 영화를 “매우 구체적인 시간대와 장소가 담긴 이야기”라고 하면서 당시 시대상이 너무 암울하다 못해 암흑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시기였음을 말한다. 그는 이 영화가 전형적인 마녀의 모습과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의 견본을 통해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1970년대를 휩쓸었던 페미니즘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한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서스페리아’는 그의 독보적인 감성과 현대적인 색감, 그리고 원작 못지않은 충격적 비주얼을 선보인다. 여기에 대해 감독은 영화의 많은 장면이 관객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면서 “관객들의 마음에 영화의 이미지가 깊이 새겨지기를, 불안에 휩싸이길 원했다”고 밝혔다. 여성들의 힘과 복잡한 심리를 파고든 스토리에 대해서도 “언제나 여자들의 복잡한 마음과 그들의 세상에 매력을 느꼈다. 여성과 그들의 힘에 초점이 맞춰졌던 원작에 더해 이번 영화는 세대 간의 갈등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해 지금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신체적으로 아주 힘든 춤에 도전한 배우들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아주 영리하고 재능 있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그런 능력을 갖춘 배우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들은 열정적이고 힘차고 예술에 모든 걸 전념한다”면서 영화에 출연한 모든 배우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냈다.


전례 없는 여성 캐릭터들의 향연
작품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이유 있는 확신

이번 작품은 주연부터 조연까지 전례 없는 여성 캐릭터의 향연을 선보인다. 마녀가 주시하는 무용수 ‘수지’부터 마녀를 모시는 배후 세력 ‘마담 블랑’, 마녀를 흠모하는 추종자 ‘사라’, 마녀를 두려워하는 희생자 ‘패트리샤’ 등 모두 마녀와 연결된 강력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해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높은 스토리에 궁금증을 더한다.

헬레나 마르코스 아카데미에 수습 단원으로 들어가는 주인공 ‘수지’의 역에는 다코타 존슨이 캐스팅되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2015년 ‘비거 스플래쉬’를 같이 했을 당시에 이미 ‘서스페리아’의 작업에 대한 뜻을 비추기도 했다. 다코타 존슨은 원작을 보지 않았지만 춤을 추는 여성들 간의 밀고 당기는 관계 그리고 마녀가 나오는 것과 영화의 주제에 즉각 이끌렸다. 마침내 원작을 봤을 때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왜 그토록 열광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다코타 존슨은 제작에 들어가기 전부터 주인공의 과거와 미래를 상상하면서 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각하며 캐릭터를 개발해냈다.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지만 종교나 규율, 인간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로, 세상을 알고 싶어하고 성 평등과 사회 운동에 관심이 많은 내면의 힘이 강한 여성, 그리고 극의 전개에서 참혹한 대상이며 어두운 세력의 목표물까지 되는 결코 쉽지 않은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다코타 존슨은 출연진 대부분이 여성이며 전통적인 로맨스도 없는 영화가 전하는 풍부한 감성과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포인트로 추천하기도 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추었던 배우 틸다 스윈튼은 ‘서스페리아’의 리메이크에 대해 이미 25년 전에 들었고, 그렇게 오랫동안 작품에 대한 소화와 숙성을 거쳐 깊은 내면을 투영하게 된 감독의 선택을 믿어 출연하게 되었다. 틸다 스윈튼이 연기한 ‘블랑’은 뛰어난 안무가이다. 그리고 예술가이자 천재적인 무용수이며 넘치는 카리스마로 제자들에게 춤에 대한 영감과 사랑, 헌신을 불어넣는 지도자이다. 하지만 아카데미를 지키고자 초자연적인 능력을 썼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일종의 비밀스러운 고독감을 가진 인물이다. 이를 위해 마사 그레이엄, 마리 비그만, 피나 바우쉬, 샤샤 왈츠 같은 유명 안무가와 특히 라이너 파스빈더의 작품을 참고해 ‘마담 블랑’의 불안한 목소리를 창조해갔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예리한 감정의 기복을 표현하는 면에 있어서 두 명의 주인공 여배우를 무한히 신뢰했다. “그들은 정말 재능이 넘치는 안무가이다. 이 영화가 극한의 여정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려면 단지 감각이 좋고 인기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 함께 신뢰하며 그 극한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가진 배우가 필요했다. 다코타 존슨과 틸다 스윈튼은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며 우리 셋은 함께 극한의 정점을 찍었다”고 만족했다.

한편, 틸다 스윈튼은 정신과 의사이자 ‘패트리샤’의 일기를 통해 마녀의 존재를 의심하는 박사 ‘클렘페러’ 역으로도 열연했다. 강력한 여성 캐릭터들 속 유일한 남성 캐릭터인 ‘클렘페러’를 연기한 틸다 스윈튼은 이 역을 통해 노인 남성의 분장을 완벽히 소화해 냈으며, 북미 개봉 당시 ‘루츠 에버스도르프’라는 가상 인물의 크레딧으로 이를 숨겼다. 그리고 이는 영화가 공개되기 전까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을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틸다 스윈튼은 영화가 충격적인 후반부에 다다랐을 때 등장하는 섬뜩한 모습의 히든 캐릭터까지 소화해 내며 ‘서스페리아’에서 무려 1인 3역을 보여준다.

무용 아카데미에 입단한지 얼마 안 되어 ‘수지’는 ‘사라’와 친구가 된다. 전도유망한 ‘사라’ 역은 신예 스타인 미아 고스가 연기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팬으로서 오디션을 본 것만으로도 신이 났다는 미아 고스는 아카데미를 몸 바쳐 지키려는 수호자였지만 자신이 알아낸 사실이 아카데미의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회의적인 태도로 바뀐 극중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 ‘사라’라는 캐릭터는 많은 것을 누리고 살았던 만큼 힘들게 뭔가를 할 필요가 없었지만 호기심과 집착으로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는 인물이다.

또 다른 중심에 서 있는 배우 클로이 모레츠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첫 장면에 등장한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몇 년간 같이 작업을 해보려고 했다가 드디어 ‘서스페리아’로 함께 할 수 있었다. 클로이 모레츠는 마녀의 비밀을 눈치 채고는 불안에 시달리다가 아카데미에서 도망친 ‘패트리샤’ 역을 맡았다. 평범한 소녀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잘 자라난 무용수 지망생이었지만 자신이 마녀들의 타겟이 되고 있다는 걸 깨닫고는 한없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클렘페러’ 박사에게 정신과 상담을 받지만 그녀의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클로이 모레츠는 작품을 위해 독일어를 공부해 영어와 독일어를 병행하며 연기했다.




[ Production Notes ]

서스페리아의 시각효과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를 수상한 촬영 감독 사욤부 묵디프롬과 다시 뭉쳤다. 싸늘한 겨울이 배경인 ‘서스페리아’는 햇살이 아롱거리는 전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으며 풍부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다리오 아르젠토의 원작과도 매우 다르다.

영화의 비주얼은 80년대의 이야기를 그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접근법과 같이, 실제로 1977년의 베를린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을 강구했다. 이에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특히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1978), ‘베로니카 포스의 갈망’(1982), TV 서사극 ‘알렉산더 광장’을 제작한 라이너 파스빈더에게 큰 영감을 받았다. 라이너 파스빈더의 작품과 발튀스의 그림들을 토대로 실제 공간을 아우르고자 했고, 이에 여러 종류의 회색이나 갈색, 빛 바랜 색이나 창백한 파랑, 초록색을 사용해 당시 독일 영화의 분위기나 시대상을 반영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인 인벨 웨인버그 역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의 원작에서 보이는 섬뜩한 미학과 차별화를 두려 했다. 강한 현실감이 느껴지는 가운데 현실과 초자연적인 요소를 나란히, 천천히 드러내는 방법을 사용해 더욱 스산한 느낌을 강조했다. 이에 독일 베를린의 박물관과 베를린 장벽, 당시 사회상을 그린 영화와 책을 연구했다.

외부 촬영의 많은 부분이 독일에서 이루어졌지만 이탈리아 산기슭에 위치한 오래된 호텔에서 내부촬영이 진행되었다. 광대함 가운데 공간과 공간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방식의 세트를 새로 지어 낡고 쓰러져가는 공간이 현대적인 독일의 건물로 다시 탄생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의상 디자이너로 오랫동안 일해온 줄리아 피에르산티도 합류했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 이어 ‘서스페리아’에서도 각 캐릭터의 개성에 정확히 맞춘 의상으로 시대상과 성격까지 반영했다. 대부분 갈색이나 베이지, 녹색 등 화려하지 않은 색감을 유지했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 것 같으면 빨강으로 강조를 포인트를 주기도 했다.

이중 무용 아카데미의 대표 공연인 ‘폴크(Volk)’에서는 BDSM(속박(Bondage)•훈육(Discipline)•사디즘(Sadism)•마조히즘(Masochism))의 영향을 받은 밝은 의상을 통해 이 아카데미가 쾌락과 고통 위에 세워졌음을 암시했다. 이 의상은 예술가인 크리스토가 창조한 작품 속에서 굵은 밧줄로 몸을 감싼 여성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손으로 직접 빨간색 밧줄을 엮기로 하고 사진 작가인 아라키 노부요시의 작품을 보며 특별한 매듭 기법을 연구했다.

영화가 어둠의 세계로 들어감에 따라 머리카락으로 만든 드레스처럼 특이한 옷들이 등장하며 관객들을 불안에 떨게 만드는 초강력의 세계로 인도한다.


서스페리아의 리듬
이번 작품에서 춤은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용수의 움직임은 가장 원초적이고 강력한 힘이자 관객에게 주문을 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에게 춤과 미장센은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였다. 급진주의적인 현대식 춤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영화에 나오는 춤은 육체와 피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단지 그저 아름다운 움직임이 아닌 춤으로 이들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들인지 보여주고자 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올리비에 상을 수상한 공연 ‘바벨’의 데미안 잘렛이 참여해 일종의 비밀 언어인 춤으로 마법의 힘을 표현하고 급진주의와 공동체에 대해 원초적인 감성을 표현해냈다.

다코타 존슨은 밴쿠버에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찍으면서 안무 연습을 했다. 데미안 잘렛이 작업에 참여하자 이탈리아로 와서 3주간 하루에 8시간씩 다른 안무가들과 연습을 시작했다. 이미 10살 무렵 춤을 배운 다코타 존슨은 정식으로 된 안무 교육을 받지 않은 만큼 ‘수지’처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극 중 ‘수지’의 춤은 약간의 발레와 서정적인 움직임, 재즈의 결합에 더해 독일의 표현주의 안무 그리고 안무가 자신의 개인적인 표현력이 더해졌는데, 매우 예리하고 열정적이며 선을 중요시한 춤이면서 안정적이고 예민한 움직임에 관능적인 요소를 더했다. 특히 오디션 장면에서는 토슈즈를 신지 않음으로써 발이 마룻바닥에 닿을 때 더 관능적이고 원초적인 움직임이 살아나도록 했다. 또한 ‘마담 블랑’의 춤은 전설적인 안무가 마리 비그만이나 바우쉬의 느낌을 살렸다.

배우들은 수개월간 힘든 춤을 연습했고 하루에 10시간씩 연습한 적도 있었다. 다코타 존슨은 춤에 모든 걸 쏟아 부었고 극 중 중요한 안무를 하던 중에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녀가 부상을 입은 춤은 ‘서스페리아’에서 악명 높은 장면이다. ‘마담 블랑’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가운데 ‘수지’가 춤을 추자, 이전 수석 무용수였지만 자신을 뛰어넘은 상대가 나타나자 절망에 빠지며 극단의 감독이 마녀라는 험담을 하던 ‘올가’ 사이에는 초자연적인 고리가 형성된다. 마녀의 뜻을 감히 거슬렀던 ‘올가’는 결국 거울로 된 방에 갇히고 만다. ‘수지’가 춤을 출 때마다 매 순간 ‘올가’의 의지와 상관없이 갈비뼈들이 심하게 뒤틀리다가 결국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져 버린다.

이 장면은 제작진이 수 년간 상의한 장면으로, 크로스 커팅 편집과 춤을 하나하나 분석한 데미안잘렛의 뛰어난 안무가 결합되어 독특하고 경탄할만한 장면으로 탄생됐다. 다코타 존슨이 매우 날렵한 팔꿈치와 허리, 무릎을 아끼지 않고 던진 것에 더해 ‘올가’ 역의 엘레나 포키나도 문자적으로 온몸을 벽과 마루에 집어 던졌다. 엘레나 포키나는 러시아 출신의 유명 댄서이자 안무가이며 서커스나 곡예에서 유연한 신체를 이용하여 사지를 꺾고 휘어서 불가사의한 동작을 보여주는 안무 예술인 콘토션 전문가로, 이 시퀀스의 80%가 배우의 물리적 연기로 연출돼 더욱 현실감을 전한다. 오로지 ‘올가’의 부상의 강도를 강조하기 위해 VFX 효과에 쓰일 보철 장치만 사용되었다. 생명의 탄생과 파멸을 한 번에 보여주는 동시에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파드되(발레에서 2명이 같이 추는 춤) 같은 3분에 걸친 이 장면은 편집을 마치기까지 무려 6주의 시간이 걸렸다.


서스페리아의 음악
‘서스페리아’에는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라디오헤드의 보컬 톰 요크가 영화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대부분 기존에 있는 음악을 쓰기 때문에 새로운 음악을 작곡하는 건 처음에 조금 망설였다. 누가 음악을 하더라도 원작에 쓰였던 프로그 록 밴드인 고블린의 상징적인 음악과 비교가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공포, 악, 인간성은 작품 안에서 추구하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사운드트랙이 강력한 현대성을 아우르면 어떨까 하는 고민을 거쳐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이 필요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 점을 두고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톰 요크를 만났고 ‘서스페리아’가 그의 영화음악 데뷔작이 되었다. 톰 요크는 정말 모든 걸 쏟아 부었고 심지어 촬영이 시작되기도 전에 팀을 구성해 놓기까지 했다. 이에 원작 음악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정서를 그려낸다.

이전에 영화 ‘파이트 클럽’을 거절한 바 있는 톰 요크는 “영화음악을 하지 않지만 ‘서스페리아’는 다른 영화들과 달라 보였고, 나를 끌어당겼다”면서 영화음악을 처음으로 하게 된 이유를 밝히며, “‘서스페리아’는 뇌리에 각인될 정도로 강렬한 영화”라고 전했다. 실질적인 음악 작업에 대해서도 “보석 같은 아이디어가 마구 떠올랐고 보석을 세공하는 것처럼 음악을 만들어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톰 요크가 만든 ‘서스페리아’의 음악은 공포영화 음악답게 심리적 불안감을 화려하게 표현하고 아티스트 톰 요크의 음악적 모험과 도전이 가득 담겼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톰 요크의 음악 참여에 대해 “꿈이 이루어졌다”며 기쁨을 표했고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불안하고도 변화무쌍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는데 톰 요크보다 더 나은 사람은 없다”고 단언했다.

감독의 말처럼,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영감을 받아 톰 요크가 만든 ‘서스페리아’의 음악은 정서적인 불길함을 증폭시키고 고요한 듯 매섭게 몰아치는 매혹적인 음악으로 탄생됐고 이미지와 사운드로 극장의 감각적인 공포를 체험하게 하는 데 성공하게 되었다.


서스페리아의 꿈
이제 평생의 꿈이 실현되는 가운데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번 작품이 원작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기를 바랐다면서 다음과 같은 의미를 전했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마음속 깊이 감동하길 바란다. 또한 자신의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관계를 돌아봤으면 한다. 관객들이 여성이 얼마나 강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존재인지 느끼길 원한다. 그들은 피해자가 아니며 힘차고 경이로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편집을 맡은 월터 파사노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 태양이라면 ‘서스페리아’는 어둠이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절대 쉬운 길을 가지 않는다. 항상 새로운 도전과 주제를 즐기기 때문에 그가 하는 작품은 언제나 예측불허다”라고 전한다.

시나리오 작가인 카이카니크는 구아다니노 감독이 고전적인 공포영화에 대한 경의를 표하면서 관객들을 가슴 떨리는 새로운 영화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다고 한다. “구아다니노 감독은 진정한 휴머니스트이다. 인간 내면의 어둠을 과감히 탐험하면서도 늘 그렇듯이 즐겁게 풀어냈다. 이 작품은 완전히 정신이 나가게 만든다. 거의 광적인 파티에 관객 모두를 초대한다!”

누구든 이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몇십 년 후에 리메이크작을 만들게 될 수 있다면, 그것에 대해 스윈튼은 대환영이라고 한다. “우리가 만든 영화를 보고 누군가가 또 만든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굉장히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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