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현진은 낡은 아파트로 이사 온다. 밤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는 옆집, 현진의 주변을 기웃거리는 이상한 동네 청년 형구. 그리고 사회복지담당 박주무관은 형구와 모친이 잔혹하게 살해당한 소식을 들은 후 오랫동안 잊고 있던 한 아이의 얼굴을 떠올린다.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각박한 현실에 대한 불안과 반복되는 비극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통해 풀어낸 작품. (2017년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영화에 대하여

<사월의 끝>은 어느 허름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제 막 이사 온 공무원 시험 준비생 현진, 옆집 고등학생 딸 주희, 주민 센터 사회 복지 담당 박 주무관의 이야기다. 현진은 이사 온 직후부터 이상하고 기묘한 일들을 겪는다. 현진이 겪게 되는 이상한 일들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있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현진이 거주하는 낡은 아파트는 현실과 판타지가 뒤섞인 공포의 공간이 되어 간다. 현진이 구축한 이 세계에는 현진의 과거와 현재가 집약되어 있다. 현진이 꿈꾸는 현진은 자신이 구축한 이 기묘한 세계 속에서 만 존재하기 때문에 현진이 구축한 이 세계가 해체되는 과정은 현진의 비밀이 드러나고 결국 현진이 진실과 대면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사월의 끝>은 한정된 공간과 잘 구축된 긴장감 속에서 현진을 중심으로 주희와 박주무관으로 이어지는 인물 간의 관계와 비밀을 밝혀가는 공포 영화이기도 하지만, 현진이 구축한 공간에서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현진의 심리를 따라가는 판타지 심리 스릴러 영화이기도 하다. 두 편의 단편영화로 각각 로테르담국제영화제와 베니스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초청받은 바 있는 김광복 감독의 데뷔작 <사월의 끝>은 공포영화의 장르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스릴러와 미스터리 영화의 장르적 요소들을 결합시키고 현실과 판타지를 뒤섞어 복잡한 영화의 구조를 매끄럽게 풀어내고 있다. 또한 세 인물의 이야기를 서로 교차/진행 시키면서 직조한 정교한 플롯을 바탕으로 각 인물들의 관계와 그들이 가진 비밀을 긴장감 넘치게 담아내고 있다. 장르 영화에 대한 감독의 고민과 영화적 야심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좋은 장르 영화를 찾기 어려운 한국 장르 영화의 영토 위에서 나온 소중한 결과물이자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만 하다. (2016년 제4회 무주산골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