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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여성

1986-04-29 | 한국

이채영

‘트럭’ 이채영

면접의 달인_이채영은 장진영을 조금 닮았다는 특징이 있지만, 외모로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편은 아니다. 냉정하게 스스로를 평가할 줄 아는 그녀는 자신이 ‘노멀하다’고 강조한다.

“압구정동에 저보다 더 예쁜 분들이 많을걸요?” 그 대신, 신뢰 가는 목소리와 조리 있는 언변을 타고났다. ‘면접의 달인’에 가까운 이 신인배우는 연극영화과 수시 전형 면접도 무사히 통과했고, <트럭>의 샛별 역도 “작품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밝혀” 따낼 수 있었다.

채시라와 함께하는 대작 드라마 <천추태후>의 사일라 역도 오디션 승리의 결과다. 외弔?한계는 연기로 뛰어넘으면 된다. 미스코리아 심사를 받고자 하는 게 아니라 배우가 되고 싶은 거니까.

이제 막, 연기자_현재 그녀에게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연기 안에 ‘인간 이채영’을 녹여내는 것이다. 연륜 없는 신인배우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은 열심히 하는 게 정답. 지난해 여름, 그녀는 강원도 화천에서 얇은 원피스만 걸치고 <트럭>의 ‘샛별’을 연기했다.

선선한 강원도 날씨는 둘째 치고, 하늘 같은 두 선배인 유해진과 진구에게 누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긴장 때문에 온몸이 떨렸다. 트럭에 놓인 옥수수의 수염독이 퍼져 한쪽 얼굴은 벌게졌고, 물엿으로 만든 피가 온몸을 끈적끈적하게 뒤덮었다. 카메라에 비친 얼굴은 거의 ‘좀비’ 수준이었지만, 특수분장을 뚫고 고유의 에너지를 뿜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트럭> 촬영이 끝나면 서울로 올라와 드라마 <아들 찾아 삼만리>의 ‘명품녀’로 변신했다. 하루 동안 극단적으로 다른 계급을 오갔던 셈이다. “아직 연기가 재미있는 경지는 아니에요. 오히려 잘하지 못해 고통스럽죠.” 선배들이 하나둘 해주는 조언들이 그녀의 ‘액팅 노트’에 쌓여간다. 스타니슬랍스키의 메소드 연기론부터 유해진의 ‘좋은 배우가 되려면 좋은 사람이 되라’는 말까지 꼼꼼하게 적어놓고 의기소침해질 때마다 반복해서 읽는다.

현재 없이 미래도 없다_계획 세우는 걸 유난히 좋아하는 이채영은 1년 단위로 해야 할 일들을 정하곤 한다. 올해 계획은 ‘여행 많이 다니기’였다. 뱉은 말을 실천하기 위해 부산, 남이섬, 푸껫, 홍콩 등 혼자서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그 계획은 스물다섯 살 대학 졸업, 스물여섯 살 영어시험 합격, 스물여덟 살 영국 유학으로 이어진다.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체질이라 멋진 여행기를 내겠다는 계획도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11월에 방영될 <천추태후>의 사일라 역에 매진해야만 한다. 낮에는 전사, 밤에는 자객으로 활동하는 사일라는 호전적이고 강한 여자 캐릭터다. 두 달 동안 액션스쿨에서 승마와 검술을 익히다 보니 하체가 튼실해졌다. 단단해진 허벅지는 계획한 결과가 아니다. 앞으로는 계획하지 않은 일을 더 많이 만나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상관없다. 더 단단해진 몸과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전진, 또 전진하면 목표가 보일 테니까.

[ 홍수경 기자 ]  | 무비위크 | 2008.09.19 18:0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