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배우들의 바람이 스크린에서 거세다.
전통적인 어머니상을 주로 연기해오던 중년 여배우들이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꾀하며 한국영화의 중심에 섰다. 올해 한국영화의 큰 특징중 하나다. 중년여배우들에게 자애롭고 생활력 강한 전형적 모성상은 이제 너무 작은 옷이 돼버렸다.
올해 파격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은 작품에는 중년여배우가 있었다. TV에서 '국가대표급 엄마' 이미지를 구축했던 김혜자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에서 인륜을 저버릴만큼 극한의 모성 본능을 보여줬고, 김해숙은 '박쥐'에서 며느리를 사육하다시피하는 기괴한 알콜중독 시어머니였다. 고두심은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등장했다.

'가족의 탄생' '솔약국집 아들들'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뭔가 삐딱하거나 범상치 않은 엄마 역할을 해온 김혜옥은 '킬미'에서 킬러 신현준의 홀어머니를 연기하는데, 그게 또 술에 쩌든 인물이다.

이 밖에도 모녀간의 관계를 중심에 놓은 영화도 이어지고 있다. '애자'에선 김영애가 최강희와 호흡을 맞췄고, '친정엄마'에선 김해숙이 박진희와 함께 생애 마지막 2박 3일 여행을 하는 가슴 찡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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