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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세상의 끝 (2016) It's Only the End of the World, Juste la fin du monde
평점 6.7/10
단지 세상의 끝 포스터
단지 세상의 끝 (2016) It's Only the End of the World, Juste la fin du monde
평점 6.7/10
장르|나라
드라마
캐나다, 프랑스
개봉 | 영화시간/타입/나라
2017.01.18 개봉
99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감독) 자비에 돌란
주연
(주연) 가스파르 울리엘, 마리옹 꼬띠아르,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나탈리 베이
예매순위
예매 93
누적관객

“이해는 못 해. 하지만 널 사랑해.
그 마음만은 누구도 못 뺏어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유명 작가 루이(가스파르 울리엘)는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고향을 떠난 지 12년 만에 집을 찾는다.
아들을 위해 정성껏 요리를 준비한 어머니(나탈리 베이), 오빠에 대한 환상과 기대로 예쁘게 치장한 여동생 쉬잔(레아 세이두), 못마땅한 표정으로 동생을 맞이하는 형 앙투안(뱅상 카셀), 그리고 처음으로 루이와 인사를 나누는 형수 카트린(마리옹 꼬띠아르)까지.
시끌벅적하고 감격적인 재회도 잠시, 가족들은 루이의 고백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분노와 원망의 말을 쏟아내는데…

12년의 부재, 3시간 동안의 만남.
이제 그가, 가족과의 대화를 시작한다

[ PROLOGUE ]

“인생엔 누가 뭐라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수없이 존재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 또한 수없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 오랜 시간 끝에
내 발자취를 되짚어가기로 했다.
나의 죽음을 알리기 위한 여정을,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환상을,
보여주기 위해.”




[ DIRECTOR’S NOTE ]

2010년이었다. 어쩌면 2011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이 킬드 마이 마더>를 찍은 후 얼마 되지 않아, 안느 도발의 집에 있는 아일랜드 식탁에 앉아 있었다. 그곳은 수년간 우리가 일을 끝내고, 비밀을 털어놓고, 고백하고, 사진을 보거나 무언가를 읽는, 혹은 대부분의 시간을 조용히 지냈던 집합소였다. 그리고 여기서 바로 안느가 2000년 초반에 무대에 올렸던,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기쁨을 가지게 했던 심상치 않은 연극에 대해 말했었다. “나는 한 번도 이렇게 특별한 대사로 쓰이고 생각된 것을 말하거나 연기한 적이 없다.”라고. 더구나 안느는 내가 반드시 이 작품을 읽어야만 할 ‘의무’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심지어 십 년 전에 직접 사용하던, 정보와 무대 위치 그리고 수많은 메모가 귀퉁이에 남아있는 대본을 내게 주기까지 했다.

나는 프린트된 다량의 문서들을 집으로 가지고 왔고, 어떤 확신을 가지고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처음엔 안느가 확신했던 것과는 달리 나는 흥미로움을 느끼지 못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안느와는 반대로 소재에 대한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캐릭터나 이야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심지어는 언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나의 친구가 몹시 찬양했던 연극을 사랑할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지적인 장애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세상의 끝>을 그렇게 정리했고, 그 이후로 안느와 이와 관한 이야기를 다시 하지 않았었다.

4년 뒤, <마미>가 끝난 직후, 나는 문득 거실 서재에 보관된 블루 커버의 큰 파일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파일은 책장 높은 곳, 책더미 사이에서 유난히 눈에 띄어 보였다. 마치 누구도 자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초여름, 나는 <단지 세상의 끝>을 다시 읽었다. 아니, 진짜 읽었다. 6장에 다다랐을 때, 나는 이것이 나의 다음 영화가 될 것이란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대사들, 그들의 감정, 침묵, 망설임, 불안 그리고 마음속 깊은 진짜 상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떤 부분은 원작 연극에 새롭게 더할 수밖에 없었다. 완벽하게 딱 맞는 최고의 장면을 추가했다고 할 순 없지만,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그만의 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물론, 언제나 그래왔듯 안느는 옳았다.




[ ABOUT MOVIE ]

가스파르 울리엘, 마리옹 꼬띠아르,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나탈리 베이
세계적인 프랑스 대표 스타 배우 5인과 젊은 거장의 만남!
이들의 이름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하다!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터지는 연기파 스타 배우들과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이 2017년 극장가 최고의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지 세상의 끝>은 불치병에 걸린 유명 작가 루이가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재회하는 이야기를 통해, 사랑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정된 시공간 안에서 오로지 다섯 인물의 대화와 표정으로 관계 속의 갈등과 인물의 심리를 그려내야 하는 <단지 세상의 끝>을 위해 자비에 돌란 감독은 처음으로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다섯 명의 배우를 기용, 그 어느 때보다도 캐스팅에 심혈을 기울였다.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독보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가스파르 울리엘과 예술 영화와 상업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거장들의 뮤즈 마리옹 꼬띠아르, 파격적인 변신과 놀라운 연기력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라이징 스타 레아 세이두, 카리스마 넘치는 마스크로 선역과 악역을 오가며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뱅상 카셀, 그리고 관능적인 매력과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1970~80년대 프랑스의 간판 여배우로 활동했던 나탈리 베이까지 프랑스를 대표하는 최고 배우들이 모인 이번 작품은 다섯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력이 빛을 발할 예정. 특히 수많은 대화 사이에서 순간순간 빛나는 배우들의 표정과 눈빛 연기는 눈을 마주치는 순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스크린에 펼쳐질 황홀한 열연을 기대하게 만든다.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과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있는 감독 자비에 돌란의 만남으로 또 한 번의 신드롬을 예고하고 있는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은 2017년 가장 독보적이고 강렬한 아트버스터로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제69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
작품성과 예술성, 흥행까지 모두 잡은 자비에 돌란!
진화하는 젊은 거장의 더욱 깊어진 영화 세계를 주목하라!

칸의 총아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거장으로 발돋움한 자비에 돌란 감독의 여섯 번째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은 제69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에큐메니컬상(Prize of the ecumenical Jury) 2관왕을 거머쥐었다. 에큐메니컬상은 인간 존재를 깊이 있게 성찰하며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영화에 수여되는 상으로, 자비에 돌란 감독은 <단지 세상의 끝>으로 이 상을 받음으로써 영화적으로 한층 더 성숙해졌음을 알렸다. 사랑하는데도 불구하고 모진 말과 행동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의 소통의 부재, 인간관계의 애증을 그려내는 <단지 세상의 끝>은 일견 전작인 <아이 킬드 마이 마더>와 <마미>의 연장선에 있는 듯 보이지만 그보다 더욱 확장된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특히 이해와 오해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족의 모습과 사랑하는 마음 대신 미움과 분노, 원망을 드러내는 가족 관계를 섬세하게 담아낸 이야기는 현대인의 공감을 자아내고 프랑스에서는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개봉 첫 주 만에 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은 물론 대중성과 흥행성까지 모두 갖춘 수작임을 입증해냈다. 해외 유력 매체와 평단 역시 “자비에 돌란의 놀라운 성숙! 그는 결코 만족할 줄 모른다!”(까이에 뒤 시네마), “돌란의 마법이 다시 한 번 효력을 나타냈다!”(컬쳐박스), “자비에 돌란의 가장 성숙한 작품!”(버라이어티), “절제되고, 간결하고, 칼날처럼 날카롭다!”(르 몽드), “자비에 돌란이 보여주는 환상적인 생동감!”(더 가디언) 등 끊임없는 극찬을 쏟아내며 진화하는 젊은 거장 자비에 돌란에게 주목했다. 이미 해외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인정받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신작 <단지 세상의 끝>을 통해 한층 깊어진 고민과 성숙해진 연출력으로 점차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는 젊은 거장의 현재를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천재 극작가 장 뤽 라갸르스의 동명 희곡 영화화!
실험적인 원작 고유의 리듬을 돌란 스타일로 재해석!
시적인 그리고 지적인, 우아하고 세련된 영화!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은 프랑스의 세계적인 극작가 장 뤽 라갸르스의 동명 희곡을 자비에 돌란 감독이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작 작가인 장 뤽 라갸르스는 작가이자 연출가로 20편 정도의 희곡, 소설, 시나리오 등을 쓰고 연출했으며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작품 속에 자신의 심리상태를 죽음과 고독, 남성 속의 여성성 등으로 녹여냈으며 그의 작품은 작품성과 예술성을 인정받아 코메디 프랑세즈(국립극장)의 레퍼토리 안에 포함되었을 뿐만 아니라 2007년에는 작가의 해로 정해 데이터베이스가 완성되기도 했다. 또한, 프랑스 대학 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과 교수 자격시험에도 출제될 정도로 국내외에서 큰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의 대표작인 [단지 세상의 끝]은 지문이 없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형식의 운문체 희곡으로, 1988년에 쓰기 시작해 2년 만에 탈고한 뒤 1995년까지 세 번이나 고쳐 쓸 정도로 특별한 애착을 지녔던 작품이다. 특히 행동보다는 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인물 간의 관계와 심리를 묘사하며 언어 자체와 반복되는 단어, 끊임없이 고쳐 말하는 방식 등 구조적인 시도를 통해 문학성을 고취했다. 또한, 가족, 사랑과 죽음, 소통 부재 등의 보편적인 주제를 그려내며 세계 14개국에서 공연되고 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장 뤽 라갸르스의 원작을 통해 인간의 불완전함, 외로움, 슬픔, 열등감 같은 것들이 ‘가족’과 가장 가까이에 닿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장 뤽 라갸르스가 그려내는 인물들의 감정과 침묵, 망설임, 불안, 그리고 상처에 가깝게 닿기 위해 원작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려 스크린에 옮겨냈다. 이와 함께 자비에 돌란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력과 감각적인 영상미, 귀를 사로잡는 OST 등을 더하며 원작 희곡이 가진 문학적, 연극적, 실험적인 요소들을 영화적으로 재해석해냈다. 이러한 문학의 영상화, 시적 언어의 영화 언어화에 도전하되 자비에 돌란 스타일을 잃지 않은 <단지 세상의 끝>은 2017년 가장 지적이고 세련된 영화로 관객과 만날 것이다.


“널 이해 못 해. 하지만 사랑해. 그 마음만은 누구도 못 뺏어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상처 줄 수밖에 없는 사람들.
이해와 오해, 사랑과 증오의 경계에 선 세상 모든 가족의 이야기!

2년 만에 신작 <단지 세상의 끝>으로 돌아온 자비에 돌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사랑하지만 서로 상처를 줄 수밖에 없는 한 가족의 하루를 그린다. 어떤 일요일,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집을 떠났다가 불치병에 걸려 죽음을 알리기 위해 돌아온 루이와 그런 오빠를 잘 모르지만 동경하는 동생 쉬잔, 가족의 화목을 바라는 어머니와 집을 떠난 채 자신만의 삶을 살고 있던 루이가 못마땅한 형 앙투안, 그리고 그렇게 갈등하고 부딪히는 가족을 한 걸음 뒤에서 지켜보는 형수 카트린까지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다섯 명의 사람들은 12년 만에 모두 모여 단 한 끼의 식사를 함께한다. 가장 가까운 사이,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하지만 오랫동안 서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눈 적 없던 사람들은 서서히 쌓아 온 균열 사이로 서로를 향한 원망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결국 진심을 전하지 못한 채 분노,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있는 힘껏 외치며 마지막 세 시간을 보낸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모든 것을 포용하며 감내하겠다는 것과는 다른 의미라고 말하는 <단지 세상의 끝> 속 가족들. 자신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돌아갔던 루이는 결국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을 꺼내지도 못한 채 돌아오지만, 대신 미칠 만큼 밉지만 죽도록 그리웠다고, 널 부숴버릴 만큼 증오하지만 세상 무엇보다 사랑한다고 온몸으로 외치는 세상의 끝에서 비로소 미소 짓는다.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사랑한다고 말하는 어머니. 그 마음 만은 절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고 선언하는 어머니, 나탈리 베이의 말을 빌려 그 모든 것들이 결국 사랑이라고 고하는 자비에 돌란의 <단지 세상의 끝>은 그래서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 PRODUCTION NOTE ]

‘장 뤽 라갸르스’스러운 것

“장 뤽 라갸르스의 인물들이 지닌 시끄럽거나 조용한 감정들,
그들의 불완전함과 외로움, 슬픔, 열등감…
이 모든 것이 ‘가족’과 가장 가까이 닿아있다.
하지만 그의 ‘언어’는 나에게 새로운 세계였다.”

자비에 돌란 감독이 차기작을 장 뤽 라갸르스의 <단지 세상의 끝>으로 결정했다고 말했을 때, 그에게 이 작품을 읽어보길 권했던 안느 도발마저 회의적이면서도 우려로 뒤섞인 특이한 반응을 보였다. 이 작품이야말로 자비에 돌란을 위한 것이지만, 어떻게 ‘장 뤽 라갸르스만의 언어를 영화로 옮겨낼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것이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장 뤽 라갸르스의 언어는 연극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특성을 포기한다면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삼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능한 이것을 최대한 지키며 영화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이는 자비에 돌란 감독에게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었다.

다른 작가와는 달리 장 뤽 라갸르스는 어색함과 머뭇거림, 그리고 문법적 실수로 채워진 대화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단어나 불필요한 말들을 삭제하지 않고 그대로 포용한다. 이에 따라 불안감과 두려움을 가진 작품 속 인물들은 휘몰아치는 단어들의 바다에서 사력을 다해 헤엄치고, 그 안에 존재하는 배우의 모든 표정과 숨결은 대사들 사이로 미끄러지며 고요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자비에 돌란은 이와 같은 장 뤽 라갸르스의 말과 대화들이 본래 의미했던 대로 나타나길 바랐다. 원작의 의미와 의도는 모두 언어와 언어를 구사하는 어법, 표현 방식에 녹아있기 때문에 이를 희석하는 것은 결국 원작을 진부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자비에 돌란은 이와 같은 실험적인 도전에 대해 너무 연극적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향해 이와 같이 답한다. “연극은 영화 안에서 느껴져야 한다. 어찌 되었든, 영화가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가.”


계기는 마리옹 꼬띠아르

“어쩌면 <단지 세상의 끝>은 마리옹과 함께
나탈리와 다시 팀을 만들기 위한 매개체였는지도 모른다.”

자비에 돌란 감독이 서재 속에 넣어 두었던 <단지 세상의 끝>을 다시 꺼낸 계기는 바로 마리옹 꼬띠아르와의 만남이었다. <마미>로 칸영화제를 찾았던 당시, 자비에 돌란 감독은 우연히 마리옹 꼬띠아르를 만났고 그녀와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는 보통 그런 것에 무척 서툰 편이지만 그녀에게는 함께 일을 하고 싶고 그녀의 작품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자비에 돌란이 기억 하고 있는 첫 대면의 순간을 마리옹 꼬띠아르 역시 “멋진 밤이었고 그와의 만남에 무척 감격했다.”라고 회상했다. 칸에서 돌아온 자비에 돌란 감독은 <로렌스 애니웨이>로 연을 맺었던 나탈리 베이와도 다시 한 번 작업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자비에 돌란에게 <단지 세상의 끝>은 어쩌면 마리옹 꼬띠아르, 나탈리 베이와 함께 팀을 이루기 위한 매개체였는지도 모른다.


가브리엘 야레와의 두 번째 작업

“가브리엘 야레가 보낸 음악을 듣는 순간
나는 <단지 세상의 끝> 속 엄마가 하는 대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우리, 작별의 키스 정도는 나눌 수 있잖니. 안 그래?’”

<단지 세상의 끝>의 음악을 담당한 가브리엘 야레는 <베티블루>, <연인>, <타인의 삶> 등에 참여했던 작곡가로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아카데미 음악 부문 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음악 감독이다. 영화를 찍기 몇 달 전, 자비에 돌란 감독은 <단지 세상의 끝>에 어울릴 만한 톤의 트랙이 담긴 음악 자료들을 가브리엘 야레에게 보냈다. 자비에 돌란이 보낸 레퍼런스를 받은 가브리엘 야레는 왈츠 한 곡을 다시 보냈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그 곡을 듣는 순간 마지막 장면에 반드시 이 곡을 사용하리라 마음먹었다. 가브리엘 야레가 만들어낸 음악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정신을 잃은 모습들, 듣지 못하는 이들의 무력함, 다가올 일을 예견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지탱해주던 지반이 돌연 무너져버렸을 때의 침체와 몰락… 자비에 돌란은 그 음악을 듣는 순간 엄마가 하는 대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도 우리, 작별의 키스 정도는 나눌 수 있잖니. 안 그래?”

사실 가브리엘 야레와 자비에 돌란 감독은 네 번째 영화였던 <탐 엣 더 팜>을 함께 작업했지만, 6개월의 작업 기간 동안 만난 적이 없었다. 그러나 <단지 세상의 끝>이라는 모험을 하기 위해서는 많이 만나고 직접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비에 돌란 감독은 영화의 마무리 편집 작업을 진행했던 LA로 가브리엘 야레를 초대했다. 그곳에서 작업을 위해 빌렸던 집의 별채를 편집실과 녹음실로 개조했고, 키보드와 피아노 그리고 음악 작업에 필요한 장비들을 두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두 사람은 많은 것을 나눴고 이야기했으며 온갖 감정을 공유했다. 때로는 모든 것에 즐거워하고 감동을 받았지만 때로는 소리를 지르고 달리거나 지쳐있었다. 그렇게 6일을 보낸 후, 가브리엘 야레는 45분의 음악을 담은 트렁크를 가지고 떠났다.


배우들이 말하는 자비에 돌란과의 작업

가스파르 울리엘

“자비에는 약간 거만하고 젠체하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촬영장에서 무척 겸손하고 정중했고 가끔은 소심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번 작업은 자비에의 ‘세이프티존’을 넘어선 것이지 않나. 배우이자 감독인, 배우의 작업을 잘 이해하는 자비에의 시선으로 필름에 담기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었다. 그의 시선을 통해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찬양되는 거다. 왜냐하면 결국 자비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주 작은 반응과 숨결, 떨림, 머리카락의 모양 같은 작은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자비에는 아주 미세한 감정의 떨림까지도 마치 지진계처럼 기록한다. 아주 큰 것과 아주 작은 것을 조합하는 연금술을 지니고 있다.”

마리옹 꼬띠아르
“처음에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문체의 섬세함이라든가, 그런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들 말이다. 겁이 많이 났고, 불안해서 곧장 자비에에게 그 이야길 했다. 하지만 동시에 문체에 매혹되기도 했다. 쉼표 하나도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비에에게 함께 작업을 하고 싶기는 한데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었다. 솔직히 자비에와 작업하는 게 약간 무서웠다. 하지만 동시에 흥분되는 일이었다. 자비에는 현장에서 변화를 즐겼고 그의 연출은 마치 ‘라이브 아트’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기법이었는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레아 세이두
“<단지 세상의 끝>은 모든 것이 선물이었다. 역할 뿐만 아니라 감독인 자비에도, 같이 작업한 배우들도, 시나리오도 모두 선물 같았다. 영화 자체가 선물이었달까. 거부할 수 없는 종류의 프로젝트였다. 자비에는 배우로서도 현장에서 함께 하기 때문에 우리가 웃을 때 같이 웃고 감정을 나눈다. 그 점이 자극이 되었다. 젊고 신선한 에너지가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다. 나 역시 나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었다. 왜냐면 자비에의 마음에 들고 싶었고, 최선을 다하고 싶었으며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뱅상 카셀
“사람들은 자비에를 아이돌이라고 부르는데 그게 다는 아니다. 그는 꿈꾸고 상상한다. 현장에 도착하면 컷이라든지 색깔, 그런 것들이 벌써 다 준비되어있다. 게다가 그렇게 준비한 것들을 항상 재검토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하기도 한다. 닫혀있지 않다. 그리고 배우들을 사랑한다. 배우들이 작업하는 방식과 배우들이 가진 것에 맞춰서 그들을 기용한다. 모든 작업이 유쾌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자비에는 항상 무언가를 찾고 있고 언제나 일을 하고 있다. 탐구하고, 공부하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짠하고 ‘천재’로 태어난 게 아니라는 거다. 그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나탈리 베이
“<로렌스 애니웨이>를 촬영할 때 자비에는 22~23살의 청년이었다. 그때에는 몰랐지만 당시에도 자비에는 그 나이에 자기가 원하는 것 그대로 영화를 무척 쉽게, 여유롭게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시에도 놀라울 정도로 성숙했는데 지금도 그렇다. 자비에는 모든 것을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고 통제했는데 심지어 억양까지 정해줬다. 한 문장을 10가지 버전으로 읽게 하기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비에만의 프레이징과 음악을 주면 배우들은 그에 맞춰서 재해석했다. 이렇게 엄청난 재능을 가진 젊은 감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큰 행운이었다.”




[ EPILOGUE ]

하루가 끝날 무렵
하고 싶은 말은 하나도 하지 못하고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고, 난 길을 나섰다.

다시는 이렇게 오래 걸려서 오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거짓말을 한다.
여기, 다시, 조만간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다.
그들이 하는 말을 듣는다. 들으려고 노력해 본다.
내가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으로.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
-[단지 세상의 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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