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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라이프 (2006) Still Life, 三峽好人
평점 8.2/10
스틸 라이프 포스터
스틸 라이프 (2006) Still Life, 三峽好人
평점 8.2/10
장르
드라마/로맨스/멜로
개봉
2007.06.14 개봉
영화시간/타입/나라
112분, 12세이상관람가
나라
중국, 홍콩
감독
(감독) 지아 장커
주연
(주연) 자오 타오, 한삼명
누적관객
과거가 그리운 사람들...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아내를 찾는 남자, 산밍
남편을 찾아 길을 떠나 온 여자, 션홍

16년 전 떠나간 아내와 딸을 찾아 산샤(三峽)로 접어든 남자, 산밍.
아내가 써놓고 간 주소지는 이미 물에 잠겨버리고, 수소문 끝에 찾아간 처남에게 아내의 소식은 커녕 문전박대만 당한다.
낮에는 산샤의 신도시 개발 지역에서 망치를 들고 휴일에는 아내를 찾아 헤매는 남자 산밍.
그는 아내를 만나고 딸과 재회할 수 있을까.
소식이 끊긴 지 2년 째.
남편을 찾아 산샤로 찾아든 또 한명의 여자, 션홍.
그를 만나러 찾아 간 공장의 허름한 창고에는
자신이 보낸 차(茶)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마치 자신의 존재처럼...
가까스로 남편과 조우한 션홍은
그의 곁에 이미 다른 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각기 다른 듯 비슷한 사연을 가지고 산샤로 흘러들어온
산밍과 션홍의 여정은 어떻게 될까.
홀로 산샤의 강을 처연히 내려다보는 두 사람.
강은 아는 듯 모르는 듯 유유히 흐른다.

[ About Movie ]


과거와 함께 현실까지 붕괴되는 신도시

영화의 배경인 산샤(三峽)는 길이가 무려 6,300km에 달하는
아시아에서 가장 긴 강, 양쯔강 중상류의 세 협곡을 통칭하는 지명이다.
샨사는 중국 인민폐 10위안에 나와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홍수로 주민들의 가난이 되물림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의 개발 정책과 함께 이곳 거주민 113만 명은
삶의 터전이자 고향인 산샤를 등지게 되었다.
또한 역사적 가치가 상당한 수많은 유적지가 개발이라는 이름하에
수장되고 있는 곳이 바로 이 영화의 배경인 산샤 지역인 것이다.

<스틸 라이프>는 원제인 삼협호인(三峽好人)-세 협곡(산샤)에 사는 좋은 사람-에서 알 수 있듯이 산샤 지역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산밍과 션홍 두 사람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산샤’라는 지역 자체가 주는 느낌은 영화에 풍부한 정서를 더해준다. 영화는 마치 파레트 위 다채로운 물감들의 조화처럼 삶에 대한 단상을 아름답게 표현해 낸다.


서프라이즈 상영, 서프라이즈 수상
6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깜짝 상영작으로 참가한 <스틸 라이프>는 영화제 최고의 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영화제 안팎을 한 번 더 놀라게 했다. 관객과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지만 뒤늦게 참가한 데다 쟁쟁한 작품들이 물망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6년 베니스는 중국의 젊은 거장 지아 장 커 감독을 선택했고
전 세계는 그를 ‘차세대’ 아시아 영화의 주자가 아닌, ‘현세대’ 주류 감독으로
인정했다.


도시화와 고도의 산업화를 우려하는 감독의 시선
<스틸 라이프>는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이라는 영예를 안고도
자국 개봉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이런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소신 있게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펼치고 있는 감독 지아 장 커.
중국은 산샤댐 건설 정책으로 2000년 간 일궈온 역사를 2년 만에 허물고 있다.
황량하게 붕괴되어가는 건물들과 대조적으로 아름다운 풍경.
이 산샤 지역의 이야기 속에 감독의 비판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영화의 영어 제목은 스틸 라이프(Still Life)다.
스틸 라이프는 ‘정물’이라는 의미와 함께 ‘고요한 삶’을 말한다.
정물화라는 의미처럼 산샤 지역 사람들의 일상을 조용히 그림처럼 담고 있는 영화. 그 속에는 절망과 가난이 뚝뚝 묻어난다.
인적 없는 건물을 허물고 그 더미에 사람이 깔려도 일말의 오열과 눈물도 없다.
인생의 길을 조용히 계속 가는 그들의 처진 어깨를 보면서
삶의 희망을 곱씹게 하는 놀라운 영화. 스틸 라이프.


삶의 애환을 노래로 승화시킨 주옥같은 영화음악...
<스틸 라이프>에는 마치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듯 적재적소에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 시작은 공사장에서 헐벗은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울려 퍼지는 노래, 노서애대미(老鼠爱大米). ‘마치 쥐가 쌀을 사랑하듯이 당신을 사랑 하겠다’는 재미있고 순정적인 가사로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원곡은 중국 내에서 인기 절정을 이루었던 동명의 애정소설을 소재로 해서 만들어졌다. 음반 제작자이던 양신강이 작사, 작곡하여 대히트를 거둬들인 곡이다.
2005년 초 홍콩에서는 ‘노서애대미 열풍’이 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랑받았던 곡이다. 그 인기는 28회 십대중문금곡의 수상에까지 이어졌다.
(‘십대중문금곡’은 홍콩의 시상식 중에서 가장 권위 있는 가요시상식으로 인기와
앨범 판매량, 전파횟수 그리고 비평 등을 모두 고려하여 선정한다)

우리에게는 홍콩 최고의 배우 ‘유덕화’가 부른 버전으로 귀에 익숙하다.
이 곡은 청순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소녀 가수 ‘이소은’이 ‘사랑해요’라는
제목으로 한국에도 소개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두 마리 나비’와 ‘술 한 잔 사시오’ 또한 정겨운 멜로디로
영화 전체를 감싸 안는다.

진흙 속에 감춰진 진주처럼 ‘삶의 빛나는 순간’을 찾아주는
<스틸 라이프>의 주옥같은 노래들도 놓치지 말고 감상하자.


早發白帝城(조발백제성)
아침일찍 백제성을 떠나며 - 이백(李白)


朝辭白帝彩雲間(조사백제채운간) 이른 아침 동트기 전 백제성을 하직하고
千里江陵一日還(천리강릉일일환) 천리 길 강릉을 하루 만에 당도 하네
兩岸猿聲啼不住(양안원성제불주) 양 언덕의 원숭이 울음소리 처절히 들려올 새
輕舟已過萬重山(경주이과만중산) 가볍고 재빠른 배 어느덧 첩첩산중 만산 다 누볐노라.

션홍의 시퀀스에서 산밍의 시퀀스로 매끄럽게 넘어가는 고리 역할을 하는 ‘이백’의 시, ‘조발백제성’은 그의 시작(詩作) 중 백미로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시적인 드라마 <스틸 라이프>는 이백의 이 명시를 빌어 당대 절경으로 유명했던 ‘산샤’의 이미지를 환기시키고 있다.

이렇게 두보와 함께 양대 시선(詩仙)이라 불리는 ‘이백’의 선시에도 산샤의 절경이 등장한다. 어느새 쇠락하여 역사에 묻혔지만, 중국 내 자본 유치를 위한 각종 관광 산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산샤’.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며 읊조리는 이백의 ‘조발백제성’을 듣고 있으면 현재의 비루한 산샤의 일상이 반어적으로 와 닿는다.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날의 영광을 불러올 개발정책은 관광선의 확성기를 통해 산샤의 풍경으로 공허하게 울려 퍼진다.

철저한 자본주의와 발전이라는 논리 하에 행해지는 대대적인 산샤댐 개발 정책, 이런 급격한 사회 변화의 희생양이 된 산샤 지역 사람들. 이들은 그렇게 삶의 터전을 뒤로 하고 뿔뿔이 흩어질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 정책인가, <스틸 라이프>는 ‘산밍’과 ‘션홍’의 삶을 통해 현실을 우회적으로 고발하고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이 둘의 삶은 현실보다 더 극적이지도 더 비루하지도 않다. 이 이야기가 전해지는 지금도 산샤 지역 사람들은 제 2, 제 3의 ‘산밍’과 ‘션홍’이 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 Production Note ]


<스틸 라이프>의 시작은...

영화 <스틸 라이프>는 중국의 현대 화가 리우샤오동(劉小東)의 작업의
행보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동>에서 시작한다.
감독은 산샤댐을 배경으로 11명의 노동자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촬영하다
지폐에 새겨진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됨과 동시에,
이렇게나 아름다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정작 풍경은 돌아볼 새도 없이
불행 속에 유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시나리오를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지아 장 커 감독은 <동>의 촬영은 조감독에게 맡겨두고
산샤의 노동자들과 함께 건물을 허물고 땀을 흘리며 시나리오를 3일 만에
완성한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스틸라이프>이다.


망치 소리 가득한 그곳 ‘산샤’
매일 허물어지고 또 새롭게 탄생하는 도시.
과거를 붕괴시키고 미래를 건설하는 이곳, 하지만 화려한 문명을 위해
순간 순간의 망치질로 2000년의 유구한 중국의 역사도 함께 수장시키는 곳, 그곳이 지금의 산샤이다.

파괴와 탄생, 생과 멸이 공존하는 산샤.
단순한 영화의 배경 이상으로 강력한 힘을 발산하는 힘은
하나의 캐릭터가 되어 영화를 움직인다.
산샤의 수묵화 같은 산수는
2009년 완공될 산샤댐 건설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중국 인민폐 10위안의 뒷면에만 존재하게 된다.


실제 산샤의 주민들이 출연한 영화 <스틸 라이프>
스틸 라이프의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지아 장 커 감독은 그의 페르소나인 두 배우 자오 타오와 한산밍을 불러들였다. 이 둘은 모두 2000년도부터 감독의 작품에 출연해왔다. (<플랫폼>2000년, <임소요>2001년, <세계>2004년)
감독의 이종 사촌형이기도 한 한산밍은,
실제로 고향에서 광업에 종사하는 진짜 광부이기도 하다.

그 외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모두 산샤 지역을
터전으로 살고 있는 주민들이다.


담배(烟) 술(酒) 차(茶) 사탕(糖)
담배와 술, 차, 그리고 사탕.
영화는 이렇게 네 개의 중요한 시퀀스로 나뉘어져 있다.
중국에서는 이 네 가지만 있으면 가정이 행복하다고 한다.

사람에게 행복함을 주는 중요한 이 네 가지는
영화 속에서 산밍과 션홍의 손에 항상 들려 있다.
낯선 타지 산샤에서 산밍이 처음으로 주민들과 나누는 것 또한
담배 한 개비와 이야기이다.


댐 건설로 사라지는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아내를 찾으러 온 남자와 남편을 찾는 여성의 사연을 들려준다. 지아장커를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려놓은 수작으로, 정물화처럼 담아낸 인간과 풍경, 그리고 급격한 변화로 몸살을 앓는 중국의 모습을 냉철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2006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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